韓, 결핵 발생률 높은데… 결핵균 때문에 폐암 놓치는 경우도

입력 2026.03.22 11:30
기침하는 중년 남성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공기 매개 감염병이다.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 중으로 배출된 결핵균이 일정 시간 떠 있다가 주변 사람이 이를 흡입하면서 폐 감염이 발생한다. 결핵은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도 OECD 국가 중 발생률이 높은 편에 속한다. 최근에는 당뇨병, 암 등 기저질환을 동반한 결핵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결핵의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이다. 다만 기침은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결핵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특히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서 체중 감소, 발열, 야간 발한 등이 동반될 경우 결핵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결핵은 항결핵제를 꾸준히 복용할 경우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에는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당뇨병, 만성콩팥병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결핵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결핵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민진수 교수는 “다기관 전향적 ‘결핵 코호트 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당뇨병이 없는 폐결핵 환자보다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에서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위험이 약 1.6배 높았으며, 당뇨 합병증이 있는 경우 그 위험이 약 1.8배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암을 동반한 결핵 환자의 경우 결핵이나 암의 진단이 지연되는 사례도 보고된다.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 한 질환의 진단 과정에서 다른 질환이 간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폐의 동일 부위에 결핵과 폐암이 함께 존재할 경우 객담 검사만 시행하면 결핵으로 먼저 진단되고 폐암은 뒤늦게 발견될 수 있다. 반대로 조직검사만 진행하고 결핵균 검사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결핵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민진수 교수는 “결핵과 암이 동반된 환자는 영상 검사와 임상 양상이 유사해 진단이 쉽지 않다”며 “두 질환 모두 결절, 종괴, 공동, 림프절 침범 등의 영상 소견을 보이고, 기침·체중 감소·객혈·만성 피로 등 증상도 겹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폐 조직검사는 다른 장기에 비해 접근이 어려워 진단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암을 동반한 결핵 환자는 치료 역시 까다롭다. 민 교수는 “암 환자는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여서 결핵 치료 반응이 낮을 수 있다”며 “항암치료와 항결핵제를 병용할 경우 위장관 부작용이나 간독성 위험이 증가해 치료가 중단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결핵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항결핵제를 임의로 중단하지 않고 처방된 기간 동안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다. 치료 중단은 재발이나 약제내성 결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암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치료 전 과정 전반에서 세심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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