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걱정되면, 고기를 먹어라

입력 2026.03.22 12:02
고기 써는 사람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인자가 있는 노인이 육류를 많이 섭취할수록 인지 기능이 더 양호하고 치매 발병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인자가 있는 노인이 육류를 많이 섭취할수록 인지 기능이 더 양호하고 치매 발병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팀이 치매가 없는 노인 2157명을 15년간 추적 관찰해 육류 섭취량이 치매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참여자들 중 26.4%는 APOE ε3·ε4(APOE34/44) 유전자형을 보유했다. APOE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로 ε4·ε3·ε2 세 가지 변이에 따른 여섯 가지 유전자형을 만든다. 전체 유전자형 중 APOE 44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가장 높이며 이 유전자형을 보유한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동아시아인에서는 약 3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OE34 유전자형이 있는 동아시아인의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약 4배 높다.

연구팀은 식품섭취빈도조사를 통해 참여자들의 전체 섭취량 대비 육류 섭취 비율을 계산하고 인지 건강지표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인지 건강지표는 참여자들의 ▲일화 기억 ▲의미 기억(어휘) ▲언어 유창성 ▲지각 속도 등을 측정해 계산됐다.

분석 결과, APOE34/44 유전자형을 보유한 경우, 육류를 많이 섭취한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느렸고 치매 발병 위험이 55% 낮았다. 상위 20%의 육류 섭취량은 주당 약 870g에 달하는 양으로, 하루 평균 약 120g 정도다. 한 끼에 손바닥 크기 정도의 고기를 매일 한 번씩 먹는 셈이다. 반면, 이 유전자형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는 육류 섭취와 인지 기능간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섭취하는 육류의 종류에 따라서도 인지 기능 보호 효과가 달랐다. 가공육 섭취는 가공되지 않는 육류를 섭취했을 때와 달리 인지 기능 변화나 치매 위험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육류 섭취는 뇌 건강을 넘어 전반적인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의 후속 연구에서 APOE34/44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들이 가공되지 않은 육류를 더 많이 섭취할수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25% 낮아졌다.

연구팀은 육류에 풍부한 비타민 B12 등 신경 기능 관련 영양소와 단백질의 대사 건강 개선 효과가 인지 기능 저하를 늦췄다고 분석했다. 연구에서 APOE34/44 보유군의 비타민B12 흡수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연구를 주도한 야콥 노르그렌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의 인지 기능 보호를 돕는 식습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추후 연구를 통해 APOE 유전자형에 맞춘 식이 권고사항을 개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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