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놔두면 식도암 위험 증가한다

입력 2026.03.19 15:09
치통을 느끼는 사람
구강 건강이 나쁠수록 식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강 건강이 나쁠수록 식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철저한 잇몸 관리, 소화기암 위험을 줄입니다’를 주제로 ‘제18회 잇몸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잇몸 질환이 식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최신 연구 결과와 암 환자를 위한 구강 관리 방안이 발표됐다.

◇치주 질환·치아 상실 방치하면 식도암 위험 증가
식도암은 목에서 위를 잇는 통로인 식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발생률에 비해 사망률이 높은 치명적인 암으로 꼽힌다. 식도는 다른 장기와 달리 장막이 없어 암세포가 주변 장기로 쉽게 전이된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 시에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날 ‘구강 건강과 식도암의 관계’를 발표한 중앙대 의과대 소화기내과 박재용 교수는 구강이 식도와 직접 연결된 통로라는 점에 주목했다. 박 교수는 “침을 삼킬 때마다 구강 내 세균이 식도를 통과하면서 식도 점막에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에서 착안한 연구”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 교수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약 10년간 1만9000여 명의 식도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치아 상실이 있는 경우 식도암 발생 위험은 약 16% 높았고, 만성 치주염이 있는 경우에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소 구강 위생 습관 역시 주요 변수로 확인됐다. ▲하루 3회 미만의 칫솔질 (14%) ▲취침 전 칫솔질 부족 (8%) ▲치간칫솔·치실 등 치간 세정 도구 미사용 (10%) 등이 식도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식도암의 주요 원인인 흡연과 음주 변수를 철저히 통제한 상태에서 도출됐다. 박 교수는 “단순히 술·담배 때문에 잇몸 건강도 나빠지고 식도암도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일반적인 반론에 대한 근거가 된다”며 “잇몸 건강은 단순한 치과적 문제가 아니라 전신 건강 관리의 일부”라고 말했다.

박재용 교수​
‘구강 건강과 식도암의 관계’를 발표한 중앙대 의과대 소화기내과 박재용 교수는 구강이 식도와 직접 연결된 통로라는 점에 주목했다.​/사진=정유정 인턴기자
◇“불소 함량 높은 치약 쓰고 무설탕 껌 씹어라”
암 환자는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로 타액 분비가 감소해 구강 건조증, 미각 이상, 구역질 등 다양한 구강 합병증을 겪기 쉽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영양 섭취 불균형과 전신 상태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단국대 치과대 이성조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진 암 환자에게 잇몸 염증은 전신 감염을 유발한다”며 암 환자를 위한 단계별 맞춤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항암 치료 2~4주 전에는 치과를 방문해 치주염, 충치 등 잠재적 감염원을 제거하는 것이 권장된다. 치료 중에도 주치의와 상의해 정기적인 스케일링으로 구강 청결을 유지해야 하며, 완치 후에도 첫 1년 동안은 1~3개월 간격의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또한 이성조 교수는 환자가 일상에서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관리 방안도 설명했다. 항암 치료 중에는 충치 발생 위험이 커지는 만큼 불소 함량이 높은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후각이 예민해져 구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무향 치약 사용이 권장된다. 이 교수는 “무설탕 껌이나 레몬 사탕 등을 활용해 타액 분비를 자극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