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 정신질환 치료 효과 거의 없어” 연구 결과

입력 2026.03.18 22:40
대마
대마 기반 의약품이 대부분의 정신질환과 약물 사용 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마 기반 의약품이 대부분의 정신질환과 약물 사용 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 퀸즐랜드대 등 공동 연구팀은 1980년부터 2025년 5월까지 전 세계에서 진행된 54건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해 칸나비노이드(cannabinoid)의 정신질환 및 약물 사용 장애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전체 참여자는 약 2400명 규모로, 관련 분야에서 가장 큰 수준의 종합 분석이다.

칸나비노이드는 대마초에 포함된 자연 유래 화학 성분으로, 체내에서 칸나비노이드 수용체를 활성화해 다양한 생리적 변화를 유도한다. 대표적으로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칸나비디올(CBD) 등이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독일, 미국 등에서 의료용 처방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분석 결과, 불안장애와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의료용 대마 사용의 주요 이유로 꼽히는 정신질환에서는 증상 개선이나 완치를 뒷받침할 뚜렷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우울증의 경우,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임상시험 자체가 부족해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또한 약물 사용 장애에서도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대마초 사용 장애에서는 일부 긍정적 신호가 관찰됐지만, 특히 코카인 사용 장애 환자에게는 오히려 코카인 갈망을 증가시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확인됐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는 대마초 사용 장애, 불면증, 투렛 증후군,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의 증상 완화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연구팀은 이 역시 근거의 질이 전반적으로 낮아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기존에 알려진 일부 신체 질환에 대한 효과는 재확인됐다. 의료용 대마는 특정 유형의 간질 발작 감소,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근육 경직 완화, 일부 만성 통증 관리에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시드니대 잭 윌슨 박사는 “현재 근거로는 우울증, 불안장애, PTSD 치료를 위한 의료용 대마 사용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의료용 대마초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경우 오히려 정신증 증상 증가나 대마 사용 장애 위험을 높이고, 검증된 치료를 지연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의료용 대마 처방에 대해 보다 강력한 관리 필요성을 제기하며, “임상적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더 크고, 대표성이 있는 표본을 사용한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 Psychiatry)’에 지난 16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