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못 뛰어" 현실로… 2050년 '운동 포기' 대재앙 예고

입력 2026.03.17 19:40
온도계
월평균 기온이 섭씨 27.8도를 넘어서는 달이 한 달씩 추가될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권장 활동량을 채우지 못하는 인구는 평균 1.44%포인트(p)씩 늘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전 세계 인구의 활동량을 줄여 2050년까지 수백만 명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폭염 탓에 움직임이 위축되는 사람이 늘면서 연간 수십만 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하고 조 단위 경제적 손실이 뒤따른다는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가톨릭대 크리스티안 가르시아-위툴스키 박사팀은 2000~2022년 전 세계 156개국 데이터를 분석해 기온 상승과 활동량의 상관관계를 모델링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란셋 글로벌 헬스(The Lancet Global Health)'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성인 활동량(주당 중강도 운동 150분 기준)이 기온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추적했다. 분석 결과, 월평균 기온이 섭씨 27.8도를 넘어서는 달이 한 달씩 추가될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권장 활동량을 채우지 못하는 인구는 평균 1.44%포인트(p)씩 늘었다. 특히 냉방 시설이나 그늘 등 기후 적응 인프라가 열악한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서는 활동량 감소 폭이 1.85%포인트로 더 가파르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온 상승에 따른 활동량 감소가 자발적인 선택보다는 환경적 제약에 의한 비자발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기온이 오르면 인체는 체온 조절을 위해 혈액을 피부 표면으로 집중시키는데 이때 운동을 하면 근육으로 가야 할 산소가 부족해져 심혈관 계통에 과도한 부하가 걸린다. 즉 인체가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임을 줄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경제적 격차도 '강제적 활동량 저하'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고소득 국가는 폭염 시 실내 냉방 시설을 이용해 활동량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은 야외 활동 외에 대안이 없어 기온 상승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는다. 연구팀은 실제로 2023년 전 세계 인구가 1990년대보다 28% 증가한 연간 평균 1512시간 동안 운동 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열 스트레스'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50년 전 세계 활동량 미달 인구는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현재보다 최대 1.75%포인트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중앙아메리카, 동남아시아 등 열대 지역은 활동량이 4%포인트 이상 급증하는 '활동 불능 지대'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활동량 감소는 치명적인 보건 위기로 직결된다. 연구팀은 2050년경 기후 변화발 활동량 저하로 인해 매년 47만~70만 명의 추가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성 저하에 따른 경제적 손실 역시 연간 최대 36억8000만 달러(약 4조9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연구팀은 "기온 상승은 단순히 운동하기 불편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비감염성 질환 사망률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탄소 배출 감축과 더불어 도시 열섬 완화 설계, 냉방 시설을 갖춘 공공 운동 시설 확대 등 보건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