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전립선비대증, 100세 시대 삶의 질 흔드는 질환…아쿠아블레이션이 바꾼 치료 선택지

◇노화로 커지는 전립선, 배뇨 장애 넘어 합병증 위험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방광 아래에 있는 생식기관인 전립선은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레 크기가 커지곤 한다. 이때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좁히면서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소변을 본 뒤에도 잔뇨감이 남고 밤낮으로 화장실을 찾게 되는 등 다양한 불편을 겪는다. 이를 방치할 경우 요로감염이 반복되거나 방광 건강이 크게 나빠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 기구 사진와 수술 사진
아쿠아빔 로보틱 시스템의 핸드피스와 나비모양(버터플라이 컷)으로 전립선조직을 절제하는 방식
◇성 기능 보존 앞세운 아쿠아블레이션 주목
그동안 전립선비대증 수술 치료로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이 널리 시행되어 왔다. 이 수술은 배뇨 증상 개선에는 확실한 효과가 있었지만, 성 기능의 핵심인 사정 기능 저하와 출혈 위험 등 적지 않은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들의 부담이 컸다. 특히 성 기능 보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환자들의 경우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데 있어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다.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부상한 치료가 바로 ‘아쿠아블레이션’이다. ‘물로 자른다’는 의미의 아쿠아블레이션은 로봇의 정밀함과 고압의 물줄기를 이용해 커진 전립선 조직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시술이다. 초음파와 카메라가 장착된 방광경으로 수술 부위를 실시간 확인한 뒤, 의료진이 설정한 절제 범위를 로봇 시스템이 정확하게 수행한다. 열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 주변 조직 손상이 적다는 점이 핵심이다.

아쿠아블레이션에는 ‘버터플라이 컷’이라 불리는 새로운 절제 방식이 적용된다. 비대해진 전립선 중심부를 나비 모양으로 제거하고, 사정관과 신경이 분포한 측면 조직은 보존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배뇨 개선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사정 장애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 기능 보존을 중시하는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거대 전립선비대증까지 적용 확대…비용·환자 선별은 과제
이 치료법은 전립선 크기가 80g 이상인 거대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도 적용 범위가 넓다. 기존 수술에서는 전립선이 클수록 수술 난도가 높아지고 출혈 위험이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아쿠아블레이션은 절제 범위를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어 과다 출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고, 수술 시간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로봇 기반 구조로 술자 부담을 줄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평균 수술 시간은 약 30~40분이지만, 실제 조직 절제는 10분 이내에 이뤄진다. 환자마다 형태와 크기가 다른 전립선을 의료진이 직접 확인해 세팅한 뒤 기계가 절제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대부분 환자는 1~2일 이내 퇴원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당일 수술과 퇴원 사례도 늘고 있다.

다만 아쿠아블레이션이 모든 환자에게 최선의 해답은 아니다. 거대 전립선비대증 환자라도 전신 상태와 동반 질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환자 선별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크고, 전신 또는 척추 마취가 필요해 마취에 제한이 있는 환자에게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의사 사진
안현규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끝으로, 전립선비대증을 단순한 배뇨 질환으로 봐서는 안 된다.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바탕으로 증상 정도와 삶의 질을 함께 고려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아쿠아블레이션은 이런 흐름 속에서 치료 선택지를 넓힌 기술로 평가된다. 배뇨 증상 개선과 성 기능 보존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칼럼은 안현규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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