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수술인데… 착각하고 손목 절개한 정형외과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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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부산의 한 정형외과 병원장이 환자의 수술 부위를 잘못 착각해 다른 곳을 절개하고, 간호조무사에게 수술 봉합을 맡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료 현장에서 기본으로 지켜져야 할 환자 안전 원칙이 반복적으로 무너졌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형사11단독 정순열 부장판사는 의료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방사선사 B씨와 간호조무사 C씨에게는 각각 벌금 400만 원과 250만 원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 2020년 2월, 손가락 통증을 유발하는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실제 치료가 필요한 손가락이 아닌 손목 부위를 절개해 ‘손목터널증후군’ 수술을 진행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 힘줄에 종창과 염증이 생겨 움직임에 통증과 걸림이 나타나는 질환이며,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내부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지거나 압력이 증가해 신경이 압박되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두 질환은 발생 부위와 기전, 치료 방법이 모두 다른 별개의 질환이다.

당시 수술실 칠판에는 환자 이름과 수술명이 명확히 표시돼 있었고, 간호조무사 역시 정확한 수술명을 고지했음에도 A씨는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엉뚱한 부위를 수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는 이 사건 외에도 2018년부터 약 2년간 간호조무사들에게 수술 부위 봉합 등 의사 면허가 필요한 의료행위를 총 173차례에 걸쳐 맡긴 사실이 확인됐다.

보험 진료를 둘러싼 불법 행위도 함께 드러났다. A씨는 방사선사 B씨와 공모해 실제로는 시행하지 않은 도수치료를 진료비 세부내역에 기재한 뒤, 환자들이 이를 근거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았다. 환자들은 고주파 열치료 등을 받았을 뿐 도수치료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허위 진료내역이 제출된 환자는 550명에 달하며, 부당하게 지급된 보험금 규모는 약 2억6000만 원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환자는 진료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 보험 청구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수술 부위 착오는 있었지만 환자 상태가 악화되지는 않았다”며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멀쩡한 손목을 절개해 상처를 입힌 것만으로도 이미 상해에 해당한다”며 “수술 전후의 기능적 변화 여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의료사고를 겪었을 경우 환자는 즉시 진료기록과 수술 동의서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병원 측에 사고 경위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의료분쟁 조정을 신청하거나, 상해 정도와 고의·과실 여부에 따라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