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약사 면허 빌린 '불법 약국' 등 부당이득금 191억 현장 징수

입력 2026.01.23 14:38
압류품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무장병원·면허대여약국 체납자에게서 압류한 현금과 귀중품/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약사가 아닌 A씨는 약사 면허를 빌려 불법으로 약국을 개설·운영하다 적발돼 부당이득금 체납액이 70억 원에 달한다. 그는 7년간 건강보험공단의 납부 독려 전화를 수신 거부하고 주거지를 숨긴 채 별도의 경제활동을 이어오며 체납을 회피해 왔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변인 탐문과 추적 끝에 A씨를 찾아내 일시금 1억 원 납부와 매월 300만 원 분할 납부 약속을 받아냈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 등 불법 개설 기관 부당이득금 체납자 가운데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고의로 납부를 회피한 고액·상습 체납자로부터 총 191억 원을 현장 징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09년 이후 누적 징수율은 2024년 말 8.3%에서 지난해 말 8.8%로 소폭 상승했다.

불법 개설 기관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인이나 약사를 고용하거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기관으로, 흔히 사무장병원이나 면대약국 등으로 불린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부당이득금 환수를 피하기 위해 재산 은닉, 위장전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에 건보공단은 '불법 개설기관 특별징수추진단(TF)'을 상시 운영하며 은닉 재산을 추적·수색·압류하는 현장 징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현장 징수 대상자는 체납금 납부를 회피하면서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잦은 해외여행과 고급 차량 운행 등 호화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로 선정된다.

A씨 역시 현장 징수 대상자로, 건보공단은 당시 거주지 수색 과정에서 현금 400만 원과 앤티크 LP 플레이어 등 가전제품 10점을 압류했다.

특히 건보공단은 새롭게 도입한 '신(新) 징수기법'을 통해 총 10억 원 규모의 체납금 회수 기반을 마련했다. 휴면예금 확보, 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의 보증 공탁금 압류, 민영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진료비 청구권 압류, 불법 개설 후 폐업한 의료기관의 의료 장비 압류 등 기존 방식으로 접근이 어려웠던 자산을 새롭게 발굴해 환수 범위를 넓혔다.

또 강제징수를 회피할 목적으로 재산을 우회 이전해 실소유를 은닉한 체납자를 상대로 재산 반환을 위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건보공단은 앞으로도 사무장병원·면대약국 고액·상습 체납자를 대상으로 인적 사항 공개, 체납 정보의 신용정보기관 제공, 현장 징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방위적인 징수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공단 관계자는 "고액·상습 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추적·징수하기 위해서는 공단의 노력뿐 아니라 국민들의 자발적인 신고도 중요하다"며 "공단 홈페이지에 공개된 체납자 명단을 참고해 은닉 재산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은닉 재산 신고 포상금 최고액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기존 2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상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