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토픽]
영국의 한 50대 여성이 불법으로 체중 감량 주사를 맞은 뒤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영국 ITV 뉴스에 따르면, 맨체스터 북부 샐퍼드에 거주하던 여성 카렌 맥고니걸(53)은 지난 5월 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에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를 미용실에서 불법으로 투여받은 뒤 사망했다. 자녀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맥고니걸은 사망하기 수개월 전부터 정신 건강 악화와 체중 문제로 큰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딸은 “어머니가 자신의 모습에 행복을 느끼지 못해 집 밖에도 나가기 싫어했다”며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싶어 체중 감량을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맥고니걸은 동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지만, 영국 국가 의료시스템(NHS)에서는 약을 처방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헤어스타일과 네일 관리를 해주는 뷰티숍(beauty salon)에서 주사를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시술받기로 결정했다.
해당 뷰티숍 미용사(beautician)는 주사 한 대에 20파운드(한화 약 3만8000원)를 받았고, 맥고니걸은 여러 차례 방문해 주사를 맞았다. 딸은 “미용사가 다른 여성의 네일 시술을 하다가 잠시 중단하고 어머니를 뒷방으로 데려가 주사를 놨다”며 “소독도, 준비 과정도 없이 3분 만에 끝났다”고 말했다.
이후 맥고니걸은 체중이 줄기 시작했지만, 마지막 주사 후 4일 만에 심한 복통과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얼굴이 자주 보랏빛으로 변하기도 했다. 그는 중환자실로 이송돼 이틀간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카렌의 딸들은 “값이 싸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사지만, 결과는 절대 그럴 가치가 없다”며 “다른 사람들이 같은 비극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약물을 불법 공급한 거래자들을 ‘과실치사 및 규제 약물 공급’ 혐의로 체포해 수사 중이다.
한국 정부 역시 최근 급증하는 신종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마운자로의 오남용 확산에 제동을 걸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허가 기준을 벗어난 처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위고비·마운자로 등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추가 지정하고, 처방·유통 전 과정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들 약물은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 ‘기적의 약’으로 불리지만, 당뇨병이나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에게만 처방이 허용된 전문의약품이다. 그러나 일부 병·의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이어트 주사’ 등으로 홍보되며 정상 체중자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실정이다.
이들 약물은 부작용 위험도 크다. 메스꺼움,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뿐 아니라 췌장염, 장폐색(장 마비)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 보고된 바 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