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서울에, 환자는 브라질에… ‘원격 로봇수술’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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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이노베이션인터네셔널 유튜브 캡처
의사가 본인 사무실에서 콘솔 등을 움직여 다른 나라에 있는 환자를 로봇으로 수술하는 '원격 수술'이 가능한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에는 1만 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수술을 성공하며 세계 최장 거리 원격 수술 기록이 세워졌다.

쿠웨이트의 자베르 알-아흐마드 병원에서 브라질 상파울루의 환자에게 탈장 수술을 진행한 것. 이 정도 거리는 서울에서 두바이를 거쳐 브라질 북부 도시인 포르탈레자까지 갈 수 있는 정도의 거리다.

원격 수술은 수술 로봇 시스템과 원격 통신 연결을 활용해, 환자와 의사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수술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외과 의사 부족 현상과 산악·농촌 지역 등 의료 접근성 불평등을 해소할 방법으로 기대돼, 전 세계에서 적극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 비약적으로 기술이 발전했다. 지난 7월 세계로봇수술학회(SRS)에서는 단 4일 만에 여덟 건의 원격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연해 보였다. 프랑스 스트라스부스를 중심으로 중국, 인도, 일본, 카자흐스탄 등의 병원이 연결됐고, 인도에서는 세계 최초로 원격 심장 수술까지 선보였다. 2001년 첫 원격 수술 당시 준비하는 데만 6년이 걸렸던 걸 고려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원격 수술 상용화의 관건은 '지연 시간'이다. 의사가 콘솔에서 로봇을 조작한 순간부터 로봇 팔이 실제로 움직이고, 움직임이 다시 의사의 화면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왕복 시간을 지연 시간이라고 한다. 현재는 광섬유 기반 유선망 등으로 초고속, 초저지연 네트워킹을 통해 국내는 20~100ms(밀리초), 대륙 간은 150~200ms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 눈을 깜박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100~150ms다.

향후 양자 컴퓨팅, 초저지연 6G 무선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이 도입되면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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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km 떨어진 곳에서 의사가 환자를 원격 수술하고 있다./사진=CGTN 유럽
해양, 산악지대 등에서는 광섬유나 5G가 닿지 않아, 위성 통신을 활용해야 한다. 원격 수술이 의료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나온 만큼, 최근에는 위성 기반 원격 수술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위성 통신은 우주에 있는 위성까지 신호가 갔다가 다시 와야 해 물리적 거리가 훨씬 길고, 그만큼 지연 시간이 길다. 최근 중국 연구팀이 아시아-퍼시픽 6D 위성 연결로 중국 티베트 지역에 있는 라싸와 베이징 사이 원격 수술을 진행했는데, 당시 지연 시간은 평균 632ms 정도였다.

앞으로 기본 연결은 전용 광망, 보조 연결은 5G나 6G 네트위크, 비상시 연결은 위성 통신의 구조로 발전해, 연결 중단율을 0%로 낮추는 게 목표다. 모든 네트워크를 하이브리드로 연결해, 주 통신이 실패하면 자동으로 다른 경로로 전환하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한편, 아직 우리나라는 로봇 시술 술기가 뛰어난 것에 비해 원격 수술 기술 자체는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 문혜성 센터장(산부인과)은 기자간담회에서 "로봇원격수술을 국내에 적용하기까지는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의료진의 술기는 전 세계적으로 으뜸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아직 개념조차 모호하고 원격진료가 보편화되지 않은 현실 등을 고려했을 때 (적용이) 요원하다"며 "우리나라도 트랜드를 알고 인식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본은 이미 원격수술 관련 가이드라인까지 발표된 상황이다. 지난 2022년부터 처음 마련돼, 실증 연구와 사회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