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처방전] 거북목 개선 운동
서울에서 20년 넘게 택시 운전을 해온 50대 기사 최모씨는 몇 달 전부터 운전 중 갑자기 시야가 흔들리거나 귀 뒤가 지끈거리는 두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한 피로로 여겼지만 증상은 점차 잦아졌다. 방향을 확인하려 고개를 돌릴 때마다 목이 뻣뻣하게 당겨 운전 자체가 어려워졌다. 결국 병원을 찾았고,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귀 뒤에서 쇄골까지 이어지는 목 옆 근육인 '흉쇄유돌근'이 만성적으로 긴장하고 있는 게 원인"이라며 "근육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는 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최씨는 장시간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반복적으로 백미러를 보면서 고개가 틀어져 흉쇄유돌근이 수축된 것이다. 뇌혈류와 평형 감각에도 영향을 미칠정도로 만성화된 게 문제였다. 사실 택시를 몰지 않는 많은 현대인도 최씨와 비슷한 자세를 하고 있다. 하루종일 컴퓨터를 바라보고, 반복적으로 휴대폰 화면을 확인하려고 고개를 돌린다. 최씨와 같은 증상을 겪고 있다면 간단하게 흉쇄유돌근을 이완하는 스트레칭을 해보자.
콰트 김하정 운동지도사의 도움말로, '흉쇄유돌근 스트레칭'을 소개한다. 콰트는 필라테스, 스트레칭, 유산소·근력 운동 등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건강관리 통합 플랫폼이다.
◇흉쇄유돌근 수축, 의심해야 할 때는?
흉쇄유돌근은 고개를 돌리거나 기울일 때 사용되는 근육이다.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반복적인 움직임을 할 때 쉽게 수축된다. 머리와 상체를 연결하는 목 부근에 있는 근육이다보니 만성적으로 수축하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뇌로 올라가는 혈관을 수축하고 신경을 압박해 자율신경계 불균형, 얼굴 비대칭, 만성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흔히 흉쇄유돌근 수축으로 어깨와 목이 결리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나면, 목 뒤와 어깨 근육만 스트레칭하곤 한다. 목 뒤와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것으로는 교정 효과가 떨어진다. 목 앞쪽 근육 이완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흉쇄유돌근 긴장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구체적으로 ▲관자놀이·귀 뒤·눈 주위의 긴장성 두통 ▲차 안에서 시야가 흔들리는 듯한 어지럼증 ▲숨이 가쁘고, 가슴이 답답한 흉식호흡 ▲고개 돌릴 때 한쪽만 뻣뻣한 느낌, 안면 좌우 긴장 차이 ▲수면 중 자주 뒤척이며 아침에 개운하지 않는 것 등이 있다.
◇'흉쇄유돌근 스트레칭' 따라 하기
▶동작=등을 세우고 바르게 앉는다. 어깨 긴장을 풀고, 시선은 정면을 바라본다. 한 손을 쇄골 아래에 가볍게 댄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45도 가량 돌린 후, 뒤쪽으로 부드럽게 젖힌다. 왼쪽 귀가 천장을 향하도록 고개를 기울이고 턱은 살짝 들어 올린다. 왼쪽 귀 아래부터 쇄골까지 부드럽게 당겨지는 느낌이 나야 한다. 이 지점에서 15초간 유지한다. 반대쪽도 동일하게 스트레칭한다.
▶운동 횟수와 휴식 시간=고개를 돌려 15초 유지하는 걸 1회로, 좌우 각각 2회씩 하루 2~3세트 진행한다. 일상 중 휴식 시간이나 자기 전에 실시하면 효과적이다.
▶주의해야 할 때= 동작 중에는 어깨가 올라가지 않도록 가슴을 펴고 어깨는 아래로 누른다. 어지럼증, 고혈압, 경추 질환 병력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진행한다. 턱에 통증이 있거나 턱관절(TMJ) 장애가 있다면 과도하게 고개를 돌리지 않도록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