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에 도움… 운동·생활습관 개선 선행해야”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이 최근 자사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한 청소년 적응증 확대를 신청했다. 이 신청이 승인될 경우, 위고비는 향후 12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도 투여할 수 있다. 위고비는 체중 감량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비만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위장 부작용과 근육량 감소 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미국·유럽은 처방 허용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은 지난달 위고비의 12세 이상 비만 청소년 적응증 확대를 신청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청소년에게 처방이 허용돼, 국내에서도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위고비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로,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당초 '오젬픽'이라는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허가됐으나, 체중 감량 효능을 추가로 입증하면서 비만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넓혔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체내에서 ▲인슐린 합성·분비 ▲혈당량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포만감 증가 ▲식욕 억제에 관여해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에게만 처방 가능하다.
◇먼저 허가된 삭센다, 효과 있지만… 투약 포기 多
청소년에게 위고비를 투여하는 것이 괜찮을지 알기 위해서는 같은 계열의 약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가 청소년에게 어떻게 사용됐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삭센다는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GLP-1 치료제지만, 1일 1회 피하주사하는 약이라는 점에서 위고비(주 1회 투여)와 다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대한비만학회가 정한 상대적인 기준(성별·나이별 BMI 상위 5%)에 따라 삭센다를 투여해 왔다. 다만, 모든 95 백분위수 이상 환자들에게 삭센다 투여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진들은 그중에서도 ▲더 심각한 수준의 비만이거나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환자들에게 생활 습관 개선을 먼저 시도한 후 효과가 없을 때 2차 치료로 삭센다 투약을 권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청소년에게 삭센다를 1년 정도 투약할 경우 평균 약 5~6kg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 다만, 환자마다 개인차가 크며, 체중 감량 효과가 없거나 더 큰 경우도 있다. 가령 기존 체중이 140kg인 청소년 환자가 생활 습관 개선과 삭센다 투약을 병행해 40kg 감량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
청소년의 경우 그동안 삭센다 투여를 시작해도 유지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주사 통증, 비급여로 인한 높은 약가 등을 견디지 못해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는 "병원에서 약 50명에게 삭센다를 처방했는데, 그중 현재까지 투여를 유지하고 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며 "용량을 단계적으로 최대 용량까지 올렸을 때 나타나는 이상 반응을 견디지 못하거나, 매일 주사를 맞기 힘들어하거나, 비용 문제로 부담을 느껴 중단하는 사례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유럽은 처방 허용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은 지난달 위고비의 12세 이상 비만 청소년 적응증 확대를 신청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청소년에게 처방이 허용돼, 국내에서도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위고비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로,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당초 '오젬픽'이라는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허가됐으나, 체중 감량 효능을 추가로 입증하면서 비만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넓혔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체내에서 ▲인슐린 합성·분비 ▲혈당량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포만감 증가 ▲식욕 억제에 관여해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에게만 처방 가능하다.
◇먼저 허가된 삭센다, 효과 있지만… 투약 포기 多
청소년에게 위고비를 투여하는 것이 괜찮을지 알기 위해서는 같은 계열의 약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가 청소년에게 어떻게 사용됐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삭센다는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GLP-1 치료제지만, 1일 1회 피하주사하는 약이라는 점에서 위고비(주 1회 투여)와 다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대한비만학회가 정한 상대적인 기준(성별·나이별 BMI 상위 5%)에 따라 삭센다를 투여해 왔다. 다만, 모든 95 백분위수 이상 환자들에게 삭센다 투여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진들은 그중에서도 ▲더 심각한 수준의 비만이거나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환자들에게 생활 습관 개선을 먼저 시도한 후 효과가 없을 때 2차 치료로 삭센다 투약을 권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청소년에게 삭센다를 1년 정도 투약할 경우 평균 약 5~6kg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 다만, 환자마다 개인차가 크며, 체중 감량 효과가 없거나 더 큰 경우도 있다. 가령 기존 체중이 140kg인 청소년 환자가 생활 습관 개선과 삭센다 투약을 병행해 40kg 감량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
청소년의 경우 그동안 삭센다 투여를 시작해도 유지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주사 통증, 비급여로 인한 높은 약가 등을 견디지 못해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는 "병원에서 약 50명에게 삭센다를 처방했는데, 그중 현재까지 투여를 유지하고 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며 "용량을 단계적으로 최대 용량까지 올렸을 때 나타나는 이상 반응을 견디지 못하거나, 매일 주사를 맞기 힘들어하거나, 비용 문제로 부담을 느껴 중단하는 사례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위험보다 이점 커… 복약순응도 높아질 것"
전문가들은 위고비가 12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승인될 경우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위고비는 1주일에 한 번 맞기 때문에 매일 투여해야 하는 삭센다에 비해 투어에 대한 부담이 덜해서다. 또한 외국 임상시험 데이터를 봤을 때 위고비는 청소년 체중 감량 효과가 컸던 만큼,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위고비를 사용하면 청소년 비만 환자의 치료·합병증 예방에 도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용량을 높였을 때 위장관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근육이 같이 빠지는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청소년 투약 시 이점이 우려 사항보다 크다고 보고 있다. 위장관 부작용은 대체로 용량을 고용량으로 높였을 때 발생하며, 이를 환자가 견디지 못할 경우 용량을 이전 용량으로 한 단계 내리고 환자 상태를 계속 주시한다는 설명이다. 체중 감량 시 근육이 빠질 수 있는 것도 맞으나 실제로는 지방이 더 많이 빠지며, 비만 환자는 근육에도 지방이 다소 축적돼 있어 순수 근육만 빠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12세 비만 청소년의 경우 체중은 일반 성인과 비슷하지만 장기가 성숙하지 않아 투약 시 부정적인 영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이 역시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김재현 교수는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위약군과 비교해 봤을 때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는 없었다"며 "오히려 비만을 관리하지 못했을 때 2형 당뇨병·이상지질혈증·고혈압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비만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만약은 보조제… 생활 습관 개선이 먼저"
의료진은 위고비가 청소년 비만 치료에 도움이 될 순 있으나, ‘최우선 선택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선 보호자와 함께 병원을 찾아 상담·검사를 통해 청소년 환자의 비만한 정도와 합병증 발생 여부를 파악하고, 운동·식습관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한 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지시에 따라 위고비를 사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 위고비는 어디까지나 '운동·식단의 보조제'라는 의미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위고비의 높은 비용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비만 치료제는 모두 비급여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 비만 환자의 경우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가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용량을 높여가며 장기간 비급여로 계속 투약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이에 청소년을 대상으로는 급여를 적용해 비만을 초기에 치료하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환 교수는 "조금의 비용을 더 들여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를 해결하면 향후 20~30년 뒤에 부담해야 할 수많은 사회적 손실을 아낄 수 있다"며 "단기적인 정책적 효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소년 비만약 사용이 본격화될 경우 약물 오남용 문제 또한 경계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물을 직접 불법 구매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일부 청소년이 성인을 통해 약물을 오남용할 우려가 있다. 비만이 아닌 여성 청소년들이 아이돌 데뷔를 위해 소속사를 통해 약물을 구매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학계에서는 무조건 말랐다기보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미적으로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정환 교수는 "대한비만학회 자료를 보면, 남성 청소년은 비만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 반면 여성 청소년은 저체중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여성 청소년들이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약물을 오남용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고비가 12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승인될 경우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위고비는 1주일에 한 번 맞기 때문에 매일 투여해야 하는 삭센다에 비해 투어에 대한 부담이 덜해서다. 또한 외국 임상시험 데이터를 봤을 때 위고비는 청소년 체중 감량 효과가 컸던 만큼,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위고비를 사용하면 청소년 비만 환자의 치료·합병증 예방에 도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용량을 높였을 때 위장관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근육이 같이 빠지는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청소년 투약 시 이점이 우려 사항보다 크다고 보고 있다. 위장관 부작용은 대체로 용량을 고용량으로 높였을 때 발생하며, 이를 환자가 견디지 못할 경우 용량을 이전 용량으로 한 단계 내리고 환자 상태를 계속 주시한다는 설명이다. 체중 감량 시 근육이 빠질 수 있는 것도 맞으나 실제로는 지방이 더 많이 빠지며, 비만 환자는 근육에도 지방이 다소 축적돼 있어 순수 근육만 빠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12세 비만 청소년의 경우 체중은 일반 성인과 비슷하지만 장기가 성숙하지 않아 투약 시 부정적인 영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이 역시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김재현 교수는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위약군과 비교해 봤을 때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는 없었다"며 "오히려 비만을 관리하지 못했을 때 2형 당뇨병·이상지질혈증·고혈압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비만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만약은 보조제… 생활 습관 개선이 먼저"
의료진은 위고비가 청소년 비만 치료에 도움이 될 순 있으나, ‘최우선 선택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선 보호자와 함께 병원을 찾아 상담·검사를 통해 청소년 환자의 비만한 정도와 합병증 발생 여부를 파악하고, 운동·식습관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한 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지시에 따라 위고비를 사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 위고비는 어디까지나 '운동·식단의 보조제'라는 의미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위고비의 높은 비용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비만 치료제는 모두 비급여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 비만 환자의 경우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가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용량을 높여가며 장기간 비급여로 계속 투약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이에 청소년을 대상으로는 급여를 적용해 비만을 초기에 치료하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환 교수는 "조금의 비용을 더 들여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를 해결하면 향후 20~30년 뒤에 부담해야 할 수많은 사회적 손실을 아낄 수 있다"며 "단기적인 정책적 효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소년 비만약 사용이 본격화될 경우 약물 오남용 문제 또한 경계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물을 직접 불법 구매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일부 청소년이 성인을 통해 약물을 오남용할 우려가 있다. 비만이 아닌 여성 청소년들이 아이돌 데뷔를 위해 소속사를 통해 약물을 구매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학계에서는 무조건 말랐다기보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미적으로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정환 교수는 "대한비만학회 자료를 보면, 남성 청소년은 비만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 반면 여성 청소년은 저체중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여성 청소년들이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약물을 오남용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