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 맞은 부위 ‘종양’ 생겼다면, 사망 위험까지… 대체 왜?

입력 2025.03.27 21:03
입술에 필러 맞는 사람
불법 필러 시술을 받거나, 과량의 필러를 주입하면 신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법 필러 시술을 받았다간 신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가 공개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아구스틴 포소 박사 연구팀은 1984~2022년에 발표된 보고서를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는 불법 필러 시술을 받았던 평균 연령 47세 29명의 환자가 포함됐다. 29명 중 21명은 엉덩이에 필러를 주입했고 나머지 8명은 입술, 코, 다리, 가슴 등에 필러를 주입했다. 분석 결과, 이들 중 3명이 신장 문제로 사망했다.

아구스틴 포소 박사는 “오랜 시간 과량의 필러를 주입하거나, 오염된 재료를 사용한 필러 시술 받으면 종양이 생길 수 있다”며 “종양은 고칼슘혈증을 유발하는데, 이는 신장에 칼슘 침전물을 생성해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만성 신장 질환이나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필러를 과도하게 주입하거나, 오염된 필러를 주입하면 림프절(림프를 운반하는 림프관이 분포하는 덩어리)이 막힌다. 필러가 몸을 순환하는 채액인 림프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림프절이 막히면 면역 기능이 저하돼 멍울이나 종양이 생길 수 있다. 종양이 생겨 칼슘이 뼈에서 과도하게 빠져나오면 고칼슘혈증이 생길 수 있다. 고칼슘혈증은 혈중 칼슘 농도가 10.5mg/dL보다 높은 것을 말한다. 아구스틴 포소 박사는 “불법으로 필러 시술받는 것이 문제다”며 “불법 필러 시술이 싸다는 이유로 인기가 있지만 정말 위험하다”고 했다. 이어 “신장 기능이 과도하게 저하되면 혈액 투석(투석 기계를 통해 혈액을 몸 밖으로 꺼낸 뒤 과잉 축적된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한 뒤 다시 혈액을 몸 안으로 돌려주는 치료 방법)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고칼슘혈증은 심각할 경우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미용 수술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게 시술받아야 하며, 법적으로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필러를 맞을 때 각종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결절 ▲홍반 ▲알레르기 ▲염증 ▲괴사 등을 겪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부기, 통증, 멍이 수반될 수 있다. 부적절한 주사 부위에 필러를 놓는 것도 감염 요인이 될 수 있다. ▲벌어진 상처 ▲여드름 부위 ▲청결하지 않은 피부와 같이 오염 가능성이 큰 부위에 필러를 주입하면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필러를 시술받으면 적절한 무균 기술을 준수하거나 감염의 초기 징후를 인지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 부족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위조‧저품질 필러를 사용하는 경우 감염 위험이 커진다.

필러 부작용을 피하려면 무엇보다 오랜 경험이 있는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시술 전 자신에게알맞은 ‘정품’ 제품을 ‘정량’으로 투여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큰 효과를 보려고 너무 많은 양의 필러를 투여하면 안 된다. 만약 시술을 받은 뒤 어지러움, 두통, 주사 부위 색 변화 등의 이상을 느낀다면 즉시 의사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 연구는 미국 미용성형외과 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