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로봇으로 정확히 심는다… 환자 부담 줄고 최상의 결과 내"

입력 2025.03.26 07:02   수정 2025.03.26 09:26

[헬스 톡톡]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염 치료 마지막 단계
오차 없이 심어야 재수술 않고 만족도 높아
나사못 등 인공관절 심기 어려운 경우도
로봇으로 정확한 수술 가능… 환자·의료진 만족
"수술 난도 높아 집도의 경험·숙련도 중요"

김모(56)씨는 30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양측 다리에 나사못과 쇠판을 박는 대수술을 받았다. 덕분에 걸을 수 있었지만 다리의 교정 각도가 온전치 못한 탓에 다리뼈가 휘기 시작했고 남들보다 일찍 퇴행성관절염을 앓았다. 점점 심해지는 통증에 걷는 것도 어려워진 김씨는 병원을 방문했고, 그곳에서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과거 수술 시 골수강 내에 삽입된 나사못 탓에 일반 인공관절 수술이 어려웠다는 점. 여러 병원을 전전하던 김씨는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으로부터 "로봇 인공관절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지난 1월 수술을 받은 그는 현재 통증 없는 생활을 영위하는 중이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일반 수술과 비교했을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최근엔 그렇지 않다”며 “정교한 수술 과정 덕분에 원래라면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들에게도 인공관절을 삽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국내에서 시행하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약 60%는 '마코 스마트로보틱스'로 진행된다. 지난해 12월까지 마코 로봇의 국내 인공관절 수술 누적 건수는 약 4만6000건인데, 이중 1만1514건이 힘찬병원에서 시행됐다. 지난 7일에는 마코 로봇의 한국지사인 한국스트라이커(대표 심현우)로부터 2023년과 2024년 세계 단일기관 중 최다 수술을 수행해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수찬 대표원장을 만나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물었다.

김씨처럼 일반적인 인공관절 수술 적용이 어려운 환자가 많은가?

"100명 중 한두 명 정도다. 이들은 대부분 선천적인 기형이나 과거 교통사고 등으로 다리 뼈에 나사못과 쇠판을 박은 경우에 해당한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은 다리의 축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 골수강 내에 긴 구멍을 뚫어 육안으로 보면서 맞춰야 한다.

그런데 구멍을 뚫어야 하는 자리에 나사못과 쇠판이 있으면 이를 제거하는 것부터 '난제'다. 로봇 수술로 진행하면 구멍을 뚫지 않고 센서를 통해 다리 축을 맞추기 때문에 수술이 가능하다. 물론 김씨와 같은 환자는 많은 경험이 있어야 수술할 수 있다."

김씨의 수술 전(왼쪽), 수술 후 다리 엑스레이 사진.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낫다는 건가?

"오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낫다.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염의 마지막 단계에서 실시한다. 잘못되면 재수술 말고는 방법이 없다. 수술 결과는 대퇴골, 무릎, 발목 관절의 각도가 0도인 일직선을 이뤄야 이상적이다. 이 오차가 3도 이하면 수술이 잘 됐다고 평가 받는다. 그런데 환자 입장에서는 다르다. 3도를 넘지 않아도 통증 등의 부작용을 느끼는 사례가 많다. 한 번 삽입한 인공관절을 20년 이상 쓰는 요즘에는 정확하게, 부작용 없이 임플란트를 심는 로봇 수술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관련 연구를 직접 시행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수많은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8건의 논문을 발표했고, 이중 5건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SCIE급 저널에 게재됐다. 그중 하나는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 50명과 로봇 수술 환자 50명의 다리 교정 각도를 비교한 결과다. 휘어졌던 다리의 교정 각도가 일반 수술은 수술 전후 약 9.7도에서 2.9도로, 로봇 수술은 평균 약 8.6도에서 1.8도로 개선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아울러 로봇 수술이 통증 평가척도(VAS)나 무릎관절 점수(KSS)를 더 큰 폭으로 개선시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로봇은 수술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지 않았나?

"그렇다. 로봇을 세팅하고 센서를 부착하는 과정이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수술 중간에 각도가 틀어지면 교정도 해야 한다. 이렇게 수술 시간이 길어지면 출혈량이 많아지고 감염 위험이도 커진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은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다. 우리 병원의 경우 2021년에는 평균 62분 걸리던 수술 시간이 2024년에는 45분으로 12분 단축됐다. 감염률과 출혈량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로봇 수술 적용이 어려운 경우는 없나?

"재수술이 어렵다. 기존 인공관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뼈 손실이 발생하는데 골 이식이나 특수 보형물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전에 설정된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로봇 수술은 적합하지 않다. 다만 재수술은 일반 수술로 진행하기에도 까다로운 과정이기 때문에 앞서 말했듯 처음 수술할 때 잘 하는 게 중요하다."

50대 이른 나이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면 70∼80세 때 재수술이 필요하지 않나?

"환자들도 많이 하는 질문이다. 재작년, 통계를 내보니 인공관절은 보통 70대 중반에 가장 많이 받더라. 대다수가 사망 전까지 재수술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런데 간혹 50∼60대에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도 있다. 이들에게 '수술해라',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골이 다 닳아서 움직일 수도 없는데 80대 때 재수술 할 것을 우려해 수술을 미루는 건 삶의 질을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병원에는 언제 방문하는 게 좋나?

"50대 중반 이후, 걸어가다가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방향 전환 등을 할 때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든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특히 여성이 주의해야 한다. 관절염 환자 비율은 여성, 남성 비슷하다. 그런데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성별은 여성이 80%로 훨씬 많다. 완경 이후 여성의 무릎 연골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뿐 아니라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들의 만족도도 높아 기존 수술을 보완하는 기법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로봇 수술에 대한 경험과 숙련도를 기반으로 수술 성공률을 더욱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손상된 무릎 내측연골만 부분적으로 교체함으로써 정상 인대와 뼈를 최대한 보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술 난도가 높아 보편적으로 시행되지 않았던 부분 치환술이나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에도 로봇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환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때 중단했던 방문간호 등을 재개할 예정이다. 간호사들이 수술 받은 환자를 직접 찾아가는 방문 간호 서비스를 15만례 이상 시행한 바 있다. 로봇 수술을 정착시킨 것도 결국,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