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쓰는 눈, 왜 양쪽 시력 달라지지?

입력 2025.03.25 08:00
부등시의 원인과 교정
그래픽=김민선
왼쪽 눈 시력은 1.2, 오른쪽 눈은 0.2. 이처럼 심한 '짝눈'을 가진 이들이 많다. 두 눈의 시력차가 큰 상태를 전문 용어로는 '부등시(不等視)'라고 하는데, 왜 한 사람의 양쪽 눈에서 시력 차이가 크게 나는 걸까?

이는 사람의 얼굴이 완전히 대칭이 아닌 것처럼, 오른쪽과 왼쪽 안구의 모양과 길이가 똑같지 않아서다. 크게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로 나눠볼 수 있는데, 우선 태아 시기 발육 이상이나 출생 시 양쪽 눈의 굴절 이상 차이로 양쪽 시력이 달라질 수 있다. 후천적으로는 눈의 외상, 시력 발달 과정에서 생기는 안구 변화, 양쪽 눈의 시선이 각기 다른 곳으로 향하는 '사시', 망막·시신경 등 눈질환 등에 의해 부등시가 나타난다고 추정되고 있다. 이외에도 평소 습관적으로 자주 비비는 눈에 난시가 더 생기는 등 원인은 다양하다.

짝눈이더라도 맨눈으로 생활하는 게 불편하지 않다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시력차가 심하다면 여러 시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양쪽 눈의 시력 차이가 클수록 어지럽고 집중력 저하가 심해져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상대적으로 좋은 시력의 눈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면서 눈에 피로가 가중되고, 입체·거리 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시력이 나쁜 눈은 시간이 갈수록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양쪽 눈의 시력차로 인해 대뇌시각중추가 한쪽 눈으로 바라본 사물의 형상만 선호하고, 반대쪽 눈으로 본 형상은 억제하려는 경향이 지속되면서 시력이 나쁜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능력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한편, 한쪽 눈이 나쁘면 반대쪽 눈도 영향을 받을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는데, 다행히 나머지 시력이 덩달아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만 8세 이하의 어린이라면 부등시를 방치하지말고 안경 등으로 최대한 교정해야 한다. 시력이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에 이를 내버려두면 약시나 사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약시란 검사상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시력발달이 잘 안 돼 안경을 쓰고도 정상시력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조기치료하면 충분히 정상시력을 되찾을 수 있지만, 시기를 놓치면 시력 회복이 어렵다.

그렇다면 짝눈이 된 눈은 어떻게 교정할까? 양쪽 시력 차이가 비교적 작다면 안경으로 교정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차이가 크면 안경의 도수 차이 때문에 양쪽 눈으로 바라보는 사물의 크기가 달라 어지러움과 눈의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이때는 안경보다는 콘택트렌즈를 이용하면 좀 더 선명한 시력으로 볼 수 있다. 영구교정을 원한다면 시력 교정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라식·라섹 같은 레이저 시력교정술이나 렌즈삽입술 등이 있다. 다만, 부등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한쪽 눈의 시력이 유난히 떨어지면서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안과에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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