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로봇까지… 최신 의료기기·기술 한 자리에 [키메스 2025]

입력 2025.03.24 14:59

20~23일 코엑스에서 열려… 1450개 기업 참가

전시회장에 인파가 몰려 든 모습
키메스 2025가 23일 폐막했다./사진=정준엽 기자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 행사 '키메스(KIMES) 2025'가 지난 23일 폐막했다. 올해 키메스의 최대 화두는 단연 ‘AI(인공지능)’였다. 유비케어, 삼성전자, 뷰노를 비롯한 여러 의료기기 기업들이 참여해 최신 AI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AI뿐 아니라 로봇, 사물인터넷과 같은 기술도 만나볼 수 있었다. 키메스 관계자는 "최근 의료기기 산업은 기존 의료기기 외에 AI, 딥러닝, 로봇 과학 분야까지 기술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더 정밀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비케어·삼성전자·뷰노 등 AI 기반 의료기기 눈길
올해 키메스는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의료기기를 선보이고자 참가한 기업들이 대다수였다.

의료 IT 기업 유비케어는 자사 EMR(전자의무기록) '의사랑'에 AI 기술을 접목한 'AI 클리닉'을 선보였다. AI 클리닉은 의사랑과 삼성전자의 AI 기반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연동해 미래 클리닉·의원급 기관의 운영 모습을 구현했다. AI가 환자 증상을 바탕으로 약물 관리, 수면·생활 습관 개선 방안 등을 제공하고, 음성 텍스트 변환 기능을 통해 환자-의사 간 대화도 자동으로 기록한다.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는 라이브 뷰어시스트, 하트어시스트, 이지볼륨, 포트레이트뷰 등 신규 AI 기능이 추가된 산부인과용 초음파 진단기기 '헤라(HERA) Z20'을 소개했다. 라이브 뷰어시스트는 초음파 영상 단면을 실시간으로 자동 분류하며, 하트어시스트는 태아의 주요 심장 건강 지표를 자동으로 측정함으로써 진단에 걸리는 시간을 줄인다. 이지볼륨은 태아의 얼굴과 몸통뿐만 아니라 태반·자궁·양수를 자동으로 분류해 표시해 준다. 3D 이미지 구현화 함께 색깔 구분과 투명도도 조절한다. 포트레이트뷰는 AI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태아의 얼굴을 예측하고, 흐릿한 부분을 가상으로 복원해 엔터테인먼트적인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산모들이 태아의 얼굴을 미리 볼 수 있어 엔터테인먼트적인 기능이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는 태아 심박수 등이 자동으로 측정돼 진단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뷰노는 AI 기술을 적용한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하티브 K30'을 소개했다. 왼쪽 맨발을 발판에 올린 채 기계를 양손으로 잡으면 AI가 30초 만에 심전도를 측정해 주며, 파형 이미지를 구현한 결과지를 출력해 준다.

이 외에도 바디프랜드는 AI 헬스케어로봇 '733'을 선보였다. '733'에는 사용자를 감지해 스스로 일어나고 앉도록 설계된 '웨어러블(입는) 로봇' 기술이 적용됐다.

동그란 의자와 의교기기, 프린터가 있는 모습
뷰노 AI 심전도 측정기 '하티브 K30'/사진=정준엽 기자
◇사물인터넷 등 스마트 기술도 선봬
인바디, LG전자, 올림푸스한국, 한국로슈진단 등 AI 이외의 기술을 선보인 기업도 있었다. 이들 기업은 다소 덜 알려진 자사의 주요 사업 또는 주력 제품을 알리고자 참석했다.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기와 악력계를 통해 'GLIM(국제 영양 불량 평가 기준)'에 맞춘 영양 불량 여부를 평가하는 신규 솔루션을 소개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고령자·암 환자 등의 영양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다. 인바디 관계자는 "흔히 피트니스 센터에서 근육량·체지방량 측정을 돕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노인·암 환자의 영양 불량 평가부터 림프 부종 등 다양한 건강 관리를 위한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며 “이 점을 알리고자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한국로슈진단은 혈당 측정 시 통증을 최소화하고 측정의 정확도를 높인 의료기기 '아큐첵(ACCU-CHEK)'과 파트너사 룰루메딕의 혈당 측정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공개했다. 한국로슈진단 관계자는 "매년 당뇨병 환자들에게 올바른 혈당 측정 방법을 알리고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의 경우 일반 임상 판독용 모니터 3종과 수술용 모니터 6종, 진단용 디텍터(X-ray 촬영 시 X선을 이미지로 변환해 주는 장치)를 선보였다. 이 중 디텍터의 경우 X-ray 촬영 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에 납품해 국내 의료기관에 함께 공급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의료용 모니터나 X-ray 디텍터 등 당사 장비들이 시장에 진입한 지 8년 정도 됐으나, 홍보가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번 전시회에서 알리고자 참석했다"고 말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수술실에 펜던트와 무영등을 납품하는 기업인 '드레가'와 협력해 스마트 수술실 시스템을 선보였다. 사물인터넷 기술 적용을 통해 하나의 터치형 패널에서 여러 수술 설비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으로, 기존에 각각 수술 설비에 접근해 직접 제어해야 했던 불편함을 개선했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수술 인력의 동선을 줄여 편리성을 제공하고, 녹화 기능을 통해 의료진들의 실수를 최소화하도록 돕는 것도 장점"이라며 "서울대병원과 이대서울병원뿐 아니라 추가로 다른 병원으로도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푸스 로고가 들어간 테이블 위에 의료기기 모니터가 있는 모습
올림푸스한국 수술실 솔루션 '엔도알파'/사진=정준엽 기자
◇'인스파이어 특별관' 운영… AI 의료기기 스타트업 참가
올해는 AI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인스파이어(Inspire) 디지털헬스 특별관'도 새롭게 추가됐다. 디지털 의료기기 스타트업 비욘드메디슨은 AI 기술을 활용한 턱관절 치료 디지털 의료기기 '클릭리스'를 선보였다. 턱관절 장애 치료법 중 하나인 '666운동'을 할 때 AI로 환자의 얼굴을 인식해, 환자들이 정확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 비브헬스도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링 '비브링'을 공개했다. AI 기반 '생성형 수면 향상 사운드' 기능을 통해 이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한 후, 수면의 질 개선을 위한 맞춤형 수면 음악을 제공한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출시 준비 중이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생활 습관을 제시하는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신라시스템은 척추측만증 진단과 뼈 나이를 예측하는 진단 솔루션을 소개했다. X-ray 사진을 입력하면 AI가 3초 이내에 측만증을 진단하며, 골반 사진을 통해 환자의 뼈 나이와 성장 속도가 실제로 어느 수준인지 판별하는 의료 보조 진단 기기다. 신라시스템 관계자는 “현재 울산대병원에 솔루션을 공급 중”이라며 “영남대병원과 결핵협회에도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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