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너무 많이 마셔 사망” 아일랜드 50대 男… 이게 가능한 일?

입력 2025.03.20 20:03

[해외토픽]

물을 마시는 모습
아일랜드의 한 50대 남성이 지나친 물 섭취로 사망한 사연이 공개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일랜드의 한 50대 남성이 지나친 물 섭취로 사망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외신에 따르면, 숀 오도넬(59)이 과도한 수분 섭취로 인한 저나트륨혈증으로 사망했다. 그는 병원에서 한 시술을 받은 후 물을 많이 마시라는 조언을 들었다. 이후 오도넬이 마신 물의 양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수분 섭취로 뇌가 부어올라 발작과 심장마비를 겪고 사망했다. 이 사례처럼 물을 과하게 마신 후 사망한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실제로 2003년, 인디애나 출신 한 여성이 20분 만에 물 2L를 마신 후 사망했으며 2007년에는 22세 남성이 마라톤에서 물을 너무 많이 마셔 사망한 사례도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는 하루 1.5~2L의 수분 섭취를 권고한다. 다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한 시간에 1.4L가 넘는 물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숀 오도넬을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저나트륨혈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은 건강에 중요하지만, 너무 빠르게 많이 마시면 체내 나트륨 수치가 치명적인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나트륨은 조직 내 수분 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해질이다. 혈액의 정상 나트륨 농도는 1L당 140mmol 정도인데, 저나트륨혈증은 135mmol 미만이 되는 것이다. 나트륨 수치가 너무 낮아지면 세포 외액에서 세포 내로 물이 이동해 세포가 부풀어 오른다. 이때 뇌세포가 영향을 받으면 심각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수분 섭취가 지나칠 경우 특히 신장에 부담이 간다. 신장은 불필요한 물과 노폐물을 배출시키는데, 나트륨 농도를 보존하는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신부전 같은 신장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물을 마시는 만큼 배출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또, 심부전·부신기능저하증·갑상선기능저하증·간질환 등의 질병이 있는 경우 체외로 수분을 배출시키는 능력이 저하돼 체내 수분이 쌓여 저나트륨혈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저나트륨혈증의 증상은 정도에 따라 다르다. 경미한 증상으로는 ▲두통 ▲구토 ▲피로 ▲근육 경련이 있다. 증상이 악화될수록 ▲방향 감각 상실 ▲경련 ▲혼수상태 ▲뇌부종으로 인한 호흡 정지까지 나타날 수 있다. 급성은 증상이 빠르게 진행돼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경증의 경우, 나트륨 섭취를 늘리거나 물 섭취를 제한한다. 급성이나 심각한 상황일 경우에는 고농도의 나트륨 용액을 투여해 치료한다. 뇌 손상 방지를 위해 나트륨 수치는 천천히 회복돼야 한다.

저나트륨혈증은 노년기에 쉽게 발생하기도 한다. 단순히 싱겁게 먹거나 물을 과도하게 섭취해서가 아니라 복용하는 약이나 저나트륨혈증 위험군인 기저질환으로 인해 나타날 수도 있다. 약 중에서는 이뇨제,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같은 약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초기 증상인 피로감, 두통을 단순히 노화 증상이라고 생각해 초기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증상이 느껴지면 병원에 방문해 약을 교체하거나 수액을 통해 나트륨 수치를 올리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노년기에 입맛이 없어 식사를 자주 거르면 갈증이 심해져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저나트륨혈증 예방을 위해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너무 싱겁게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음식을 통해서도 수분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식사량을 적절히 고려해 물 섭취량을 조절하는 게 좋다.

세 줄 요약!
1. 한 59세 남성이 과도한 수분 섭취로 저나트륨혈증을 겪은 후 사망한 사연이 공개됨.
2. 저나트륨혈증은 체내 나트륨 수치가 너무 낮아져 발생하는 질환임.
3. 저나트륨혈증의 증상은 두통·구토·피로감에서 시작하고, 심한 경우 뇌부종으로 인한 호흡 정지까지 이어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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