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처음엔 '화상'이랬는데"… 알고 보니 '이 병'으로 코 괴사된 것?

입력 2025.03.20 17:05

[해외토픽]

코 괴사 사진
HIV 감염 상태였던 40대 독일 남성이 엠폭스에 감염되면서 코가 괴사하는 합병증을 겪었다./사진='INFECTION' 저널​
HIV(에이즈를 유발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상태에서 엠폭스(MPOX)에 걸려 코 끝이 괴사하는 극심한 증상을 겪은 40대 독일 남성 사례가 보고됐다.

독일 본 대학병원 내과 의료진은 엠폭스로 인한 심각한 감염 증상을 보인 40세 남성 A씨 사례를 저널에 공개했다. 저널에 따르면 A씨는 처음엔 코 끝에 붉은 반점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당시 의사는 일광 화상 때문이라고 했다. 일광 화상은 햇볕 노출로 인해 생긴 피부 화상이다. 그런데 3일 뒤부터 코 끝이 부분적으로 썩기 시작했다. 동시에 전형적인 엠폭스 증상인 피부 발진이 전신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엠폭스 증상은 피부 발진으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발진은 경계가 분명하고 깊게 자리 잡으며, 배꼽처럼 중앙이 파여있다. 처음엔 반점으로 시작했다가 마지막엔 딱지가 형성되면서 탈락한다. 결국 본 대학병원을 찾은 A씨는 혈액 검사를 받았고, 엠폭스뿐 아니라 성병의 일종인 매독과 에이즈 유발 바이러스인 HIV에 감염된 상태인 게 확인됐다. A씨는 이전에 성병 검사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의료진은 HIV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했고, 매독 치료를 위해 세프트리아손 계열 약을 투여하는 등의 치료를 했다. 이후 엠폭스 증상은 점점 건조해지며 사라지기 시작했고, 코도 부기가 줄면서 부분적으로 개선됐다. 본 대학병원 의료진은 "A씨의 경우 HIV 감염으로 인해 인체 면역 체계가 약해진 상태에서 엠폭스까지 감염되면서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엠폭스는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1958년 덴마크에서 포획된 원숭이에서 최초 발견된 이후 계속 존재했다.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최초의 인간 감염 이후 아프리카 서부 및 중부를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어 발병 사례가 급증하고 전 세계로 퍼지면서, 2022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엠폭스에 감염되면 처음엔 ▲발열 ▲오한 ▲림프샘 부종 ▲피로 ▲근육통 및 요통 ▲두통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난다. 보통 1~3일 후부터 발진이 나타난다. 발진은 얼굴은 물론 입과 손발, 가슴, 항문생식기 근처에 주로 발생한다. 대부분은 가벼운 증상만 겪고 2~4주 후 완치된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임산부, 소아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은 드물게 패혈증 등 중증 질환으로 진행되거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위험하다. 엠폭스는 성병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성적 접촉을 포함한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성병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성 접촉은 전파되는 여러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엠폭스는 감염자와 밀접한 접촉, 체액, 비말, 콧물 등으로도 전파된다. 또한 바이러스가 묻은 물건이나 침구류 등을 통해서도 옮을 수 있어 전문가들은 엠폭스를 성매개 감염병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이 사례는 'INFECTION' 저널에 게재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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