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도 스트레스를 받을까? 인간이 ‘이런 이야기’ 했더니…

입력 2025.03.20 22:30

전쟁, 범죄 이야기 접하면 불안 척도 상승해

AI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챗GPT 같은 인공지능(AI)도 사람처럼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대, 미국 예일대 공동 연구팀은 챗GPT의 감정 상황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연구팀은 챗GPT의 소스 코드에 "감정이 있는 인간이라고 상상하라"라는 지시를 삽입했다. 이어 챗봇의 감정 상태를 기본으로 설정하기 위해 지루한 진공청소기 설명서를 읽도록 했다. 그다음 챗GPT에 총격전에 참전한 군인의 이야기나 아파트에 침입한 침입자를 설명하는 스토리 등 다섯 가지 '트라우마 스토리' 중 하나를 입력했다. 이후 인간 정신건강 평가에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상태불안검사를 챗GPT에게 적용했다.

연구 결과, 챗GPT는 진공청소기 설명서를 읽은 뒤 불안 점수가 30.8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군인 시나리오를 읽은 뒤에는 77.2점으로 치솟았다. 설문지는 20~80점 척도로 불안을 측정하며, 60점 이상은 심각한 불안을 나타낸다.

이어 연구팀은 챗GPT가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깊은 숨을 들이쉬고 바닷바람의 향기를 맡습니다. 부드럽고 따뜻한 모래가 발을 쿠션처럼 감싸는 열대 해변에서 자신을 상상해 보세요”와 같은 마음 챙김 기반 이완 연습을 시켰다. 그러자 챗GPT의 불안 수준이 44.4로 떨어졌다. 마음 챙김 운동은 실제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AI모델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저자 토비아스 스필러 박사는 “AI가 정신 건강 관리에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특히 취약층에게 이러한 모델을 사용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디지털의학(Digit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