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판막협착증, 약물 치료 가능성 열린다

입력 2025.03.20 14:54
이사민 교수
이사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스퍼미딘이 대동맥판막협착증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퍼미딘은 낫토, 치즈, 현미, 버섯, 브로콜리, 견과류, 대두 등에 풍부하게 함유된 천연 물질로, 체내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향상시키고 불필요한 세포를 스스로 제거하는 자가포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의 대동맥판막이 노화에 의해 점차 석회화되면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심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아직까지 가능한 약물 치료법이 없어 가슴을 절개하는 개흉 수술이나 스텐트 삽입을 통해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는 타비시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사민 교수팀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판막 조직을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은 약 17%로 정상 대조군(41%)보다 현저히 저하돼 있었다.

연구팀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판막 세포에 스퍼미딘을 투여한 결과, 석회화 관련 유전자 발현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으며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관련된 지표들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스퍼미딘이 포함된 물을 섭취하게 한 결과, 심장 판막 조직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호전되었으며 자가포식 관련 단백질 발현이 증가했다. 판막 두께가 정상 대조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섬유화 및 석회화 진행이 50% 이상 억제되는 효과를 보였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사민 교수는 “현재까지 약물 치료법이 없었던 대동맥판막협착증에서 스퍼미딘과 같은 항노화 물질이 치료 옵션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며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실용화 가능성을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 기초 및 중개의학(JACC:Basic to Translation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두 줄 요약!
1. 연구를 통해 스퍼미딘이 대동맥판막 석회화 유전자 감소시키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2. 스퍼미딘은 치즈, 현미, 버섯 등에 풍부한 천연물질로, 추후 임상연구를 통해 약물 치료 옵션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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