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 떨어지고, 성기 크기 줄어”… 흔한 ‘이 약’ 먹었을 뿐인데, 무슨 일?

입력 2025.03.17 16:56

[해외토픽]

마크 밀리치의 모습
미국의 한 20대 남성이 탈모약을 먹고 부작용을 겪은 사연이 공개됐다./사진=뉴욕포스트 캡처
미국의 한 20대 남성이 탈모약을 먹고 부작용을 겪은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외신에 따르면, 전 미국 육군 병장 마크 밀리치(26)는 ‘피나스테리드’라는 탈모약을 복용하고 성기능 장애를 포함한 여러 부작용을 겪었다. 밀리치는 “피나스테리드를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불안감과 현기증을 겪었다”며 “이후 성욕이 줄었고, 성기가 줄어들고 모양이 변했다”고 했다. 이에 의료진들은 원인으로 '약물(피나스테리드) 복용'을 꼽았다. 피나스테리드는 모발 재생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기능 장애와 우울증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201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피나스테리드 라벨에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관한 경고를 추가했지만 여전히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입장은 유지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비뇨기과 의사인 저스틴 하우먼 박사는 “피나스테리드로 인한 성기능 장애로 찾아오는 젊은 남성의 수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효과가 입증된 탈모약이지만 성기능 장애나 우울증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는 탈모약인 피나스테리드에 대해 알아봤다.

먼저 피나스테리드는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약물이다. 원래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위해 개발됐지만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도 승인받아 사용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는 탈모 진행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남성 1553명을 대상으로 한 5년간의 임상 연구에 따르면,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한 그룹의 90%가 추가적인 탈모를 예방할 수 있었다. 피나스테리드의 탈모 예방 효과는 보통 복용 3~6개월 후부터 나타난다. 피나스테리드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복용이 필요하다. 복용을 중단하면 약 12개월 내 탈모가 다시 진행될 수 있다.

피나스테리드는 체내에서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로 전환되는 것을 막아 탈모를 예방해준다. DHT는 모낭 성장주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안드로겐의 일종이다. 안드로겐은 남성의 제2차 성징 발달에 작용하는 남성 호르몬의 총칭으로, 남성의 정소에서 분비된다. 안드로겐 탈모는 가장 흔한 탈모 질환인데, 전체 탈모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경우 DHT가 모낭 위축을 가속화 해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가 진행된다.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면 DHT가 생성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를 저해해 DHT 생성을 약 60~70% 감소시킨다. 결과적으로 DHT 농도가 낮아져 탈모가 지연되고, 일부 사람들은 새로운 모발이 자라는 효과를 보기도 한다.

DHT는 남성의 성기능 유지와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기도 한다. 그래서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할 경우 이 호르몬의 합성이 저해돼 ▲성욕 감소 ▲발기부전 같은 성기능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우울증 ▲불안감 ▲인지기능 저하 ▲두드러기 ▲여성형 유방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미국 FDA의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피나스테리드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확률은 0.1% 미만이고, 성기능 관련 부작용 발생 확률은 1.8~3.8% 정도로 낮다. 부작용을 겪었다 하더라도 약물 복용 중단 후 3개월 정도면 회복할 수 있다. 피나스테리드를 탈모 치료와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하루에 1mg을 1회 복용한다. 부작용이 나타나면 전문가와 상담 후 일일복용량을 절반 정도로 줄여봐야 한다. 복용량을 절반으로 줄여도 약 70% 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두 줄 요약!
1. 미국 20대 남성이 탈모약인 ‘피나스테리드’ 복용 후 성욕 감퇴와 불안증 겪음.
2. 피나스테리드는 탈모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성기능 문제나 우울증 같은 부작용 유발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