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이래서, 치료비 5000만원 줬는데"… 가슴성형·여행에 탕진한 여성, 무슨 일?

입력 2025.03.14 13:17

[해외토픽]

로라 맥퍼슨, 존 레너드 사진
로라 맥퍼슨(35·왼쪽)과 존 레너드(44)./사진=더선
자신을 말기 암 환자라고 속이며 연인에게 거액을 받아내고, 성형과 여행 등 하고 싶은 일에 돈을 모두 탕진한 영국 30대 '사기꾼 여성' 사연이 보도됐다.

영국인 로라 맥퍼슨(35)은 존 레너드(44)라는 남성과 2011년부터 진지한 연인 관계로 만난며 수년 행복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맥퍼슨은 2017년 레너드에게 자신이 암 판정을 받았다고 없는 사실을 사실인 양 속이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레너드는 암 자선단체에 수백만 파운드를 기부하는 사업을 운영하는 남성이었다. 맥퍼슨은 이후로 5년간 유방암, 대장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에 레너드에게 총 2만5000파운드(한화 약 4700만원)에 달하는 돈을 받아냈다. 2018년에는 특정 암이 완치됐다고 주장하면서 레너드를 설득해 3만파운드(한화 약 56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선물받기도 했다.​ 맥퍼슨은 해외까지 오고 가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뒤늦게 알고 보니 맥퍼슨은 자궁적출수술을 받으러 오스트리아 마이어사립병원에 간다고 해놓고, 유명 체중 감량 센터에서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었다. 이때도 레너드는 맥퍼슨이 주장한 수술 비용 지불한 상황이었다. 맥퍼슨은 거짓말이 탄로나지 않게 하기 위해 병원 치료를 받으러갈 때 레너드나 친구들이 함께 가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다. 일례로, 2021년 새해 전날 레너드에게 암 치료를 위해 로열더비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했지만, 결국 입원 이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맥퍼슨의 거짓말이 탄로난 것은, 그가 멘체스터 사립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기 위해 7000파운드(한화 약 13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레너드에게 요구했을 때다. 레너드가 수술비 지급을 위해 맥퍼슨 수술을 담당하는 외과 의사에게 전화했는데, 의사가 암수술이 아닌 가슴확대성형을 하기로 돼있다고 말한 것. 결국 법정에 선 맥퍼슨에게 판사는 2017년 3월 1일부터 2022년 1월 31일까지 각종 사기를 저지른 혐의가 있다며 유죄 판정을 내렸다. 이에 맥퍼슨은 2년간의 사회복지 명령과 함께 보호관찰관과 30일간 생활하게 됐다. 만약 조건을 뒤반하면 즉시 2년6개월의 징역형을 살게 된다. ​맥퍼스는 법정에서 "어떤 종류의 암도 겪은 적 없다"고 말했고, 이에 판사는 "사악하고 교활한 거짓말쟁이"라고 말했다.

한편, 맥퍼스는 자신의 자식들에게도 암 투병 중이라고 거짓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친구와 가족들은 그간 맥퍼슨에게 수많은 꽃, 선물, 카드를 보냈었다. ​레너드는 맥퍼슨에게 당한 사기로 인해 심각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특히 사람과 관계 맺고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이 어렵다고 전했다. 자궁적출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던 맥퍼슨은 작년에 또 아이를 낳았고, 지금은 커피숍을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맥퍼슨 같은 '사기꾼'들은 과연 어떤 심리로 범죄를 저지르는 걸까? 우선 이들은 노동의 대가에 대한 가치 판단이 안 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높이 두지 않고, 남을 이용한다는 우월주의가 깔려 있을 수 있다. 남을 속여 수백, 수천억대 피해의 큰 사기를 치지만 죄책감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편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존중감이 부족한 탓이다. 이들은 많이 가질수록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고 승리했다고 여기는 마음이 크다.

사기 사건에는 거짓말이 기본이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아 사기 피해 규모가 커지기도 한다. 이처럼 병적인 거짓말을 하는 데는 다양한 심리적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남을 기만하는 것 자체로 쾌감을 얻어 보상으로 작용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에게 없는 부‧권력‧명예 등을 본인이 만든 허위적인 신념 체계 안에서 가동시키면서 자신의 결핍을 충족하는 게 목적인 경우도 있다. 반사회적인 인격 성향 때문에 병적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주장도 있다.

사기 범죄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기범들이 작정하고 접근한다면 근본적으로 피해를 막기는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세상에는 내가 노력하지 않고 벌 수 있는 돈은 없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낫다. 다만, 자신에게 이유 없이 돈, 수익이 생긴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사기일 확률이 매우 높다. 몰라서 당하는 경우가 많은 만기 때문에 접근하는 사람에 관한 철저한 조사도 필요하고, 주위 다른 전문가들과 상담도 해보고, 다른 사기피해 유사사례들을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세 줄 요약!
1. 영국 35세 여성이 암 환자라 속이며 연인에 수술비 등을 요구해 거액을 챙김.
2. 사기 혐의로 유죄 판정 받음.
3. 사기 피해 막기 쉽지 않음. 접근하는 사람에 관한 철저한 조사가 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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