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잘 때 ‘이런’ 사람, 음모론에 빠질 위험 크다

입력 2025.03.13 20:45

수면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자는 사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수면 부족이나 불면증 등으로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음모론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엄대 대니얼 졸리 교수팀은 1000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과 음모론에 대한 취약성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540명의 수면의 질을 평가한 뒤 이들에게 2019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관한 음모론적 내용이 담긴 기사와 화재 사고를 사실적으로 설명한 기사 등 두 건의 기사를 보여줬다.

연구 결과, 과거 한 달 동안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수면의 질이 좋은 사람들보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고의적인 은폐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연구팀은 두 번째 연구에 참가한 575명에 대해서는 수면의 질 저하와 음모론적 신념 증가를 연결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과 불면증이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수면의 질 저하와 불면증은 모두 음모론적 사고방식, 특정 음모론에 대한 믿음 등 음모론적 신념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었다. 분노와 편집증도 음모론적 신념에 영향을 미쳤지만 일관성은 떨어졌다. 수면의 질을 개선하면 정보를 더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오해 소지가 있는 이야기에 저항할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모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면 건강을 개선하는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 저자 대니얼 졸리 교수는 “수면 부족은 음모론적 사고의 원인이 되는 우울증, 불안, 편집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연구는 수면의 질을 개선하면 음모론에 대한 취약성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의 수면의 질은 전 세계 평균보다 5점가량 낮다(2024 가민 커넥트 데이터). 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잠들기 최소 두 시간 전에는 음식 섭취를 피한다. 30분~1시간 전에는 TV나 스마트폰도 보지 않는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누우면 몸이 이완돼 숙면에 좋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건강심리학저널(Journal of Health Psych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