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사들이 경고하는 ‘위험한 성행위’가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경로”

입력 2025.03.06 16:19
커플 그림자
미국 종양 전문의들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암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종양 전문의들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암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HPV는 주로 성 접촉에 의해 전파되며 자궁경부암 발병 원인의 95%를 차지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HPV 바이러스는 자궁경부뿐 아니라 ▲혀 ▲목 ▲식도 ▲항문 ▲구강 등 다양한 부위의 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 특히 입과 식도 사이의 편도나 혀뿌리 목젖 등에 생기는 구인두암이 증가 추세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2024년 구인두암 신규 확진자가 5만8450명, 사망자가 1만2230명 발생했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미국에서 자궁경부암 발생률보다 높은 수치다. 주요 원인으로 구강성교가 꼽혔는데 구강성교 경험이 여섯 명 이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두암 발병 위험이 8.5배 높았다.

그럼에도 HPV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이 100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45%가 HPV가 자궁경부암 외에 다른 암과 관련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응답자 중 42%는 “HPV가 여성에게 더 흔하다”고 답했다. 오하이오 주립대 암 연구자 엘렉트라 파스켓 박사는 “실제로 HPV 감염이 남성에게 더 흔하지만 여성과 달리 남성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적인 검사법이 없어 감염 여부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본인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상대방에게 HPV를 퍼뜨릴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HPV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로 연구팀은 미국 내 약 4200만 명이 감염돼 있으며 98%가 평생 한 번은 HPV에 노출된다고 분석했다. 성 접촉뿐 아니라 타액, 출산 등의 경로로 전파되며 감염된 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자신도 모르게 전파할 위험이 크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40%는 “감염 시에만 증상이 나타난다”고 잘못 알고 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HPV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파스켓 박사는 “HPV 백신은 9~12세 사이에 맞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그 후로도 접종이 가능하며 감염 위험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HPV 백신 접종이 가능한 어린이 중 57%만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외과 전문의 매튜 올드 박사는 “HPV 백신 접종률이 지속적으로 낮으면 HPV 관련 암이 추후 중장년층 남성의 가장 흔한 암이 될 수 있다”며 “한 연구에서는 2045년까지 구인두암이 미국 중년 남성의 상위 3대 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두 줄 요약!
1. HPV 감염은 구강, 목, 식도, 항문, 생식기 등 다양한 부위의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2. HPV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향후 HPV 관련 암이 중장년 남성 3대 암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