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출혈, 모성 사망 20% 이상 차지… '치료율 94%' 제이다 기대"

입력 2025.02.19 18:44

한국오가논 미디어 세션

“아이가 태어나면 자궁을 수축시키는 약을 쓰지만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효과가 높고 빠르게 치료할 수 있는 무기가 새롭게 추가된 것은 정말 기쁜 소식이다”

안경을 쓴 남성이 발표를 하는 모습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사진=정준엽 기자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는 1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오가논 Her Health(허헬스)’ 미디어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산후출혈은 전 세계적으로 모성 사망(임신·출산 관련 산모 사망)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원인으로, 양수색전증(출산 후 양수가 산모의 파열된 혈관에 들어가 혈관을 막는 현상) 다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산모 중 산후출혈 고위험군을 예의주시하고, 실제 산후출혈이 발생했을 때 빠른 대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출혈량 500mL'로 규정돼 있지만… "정확한 계산 어려워"
산후출혈은 이론상 ‘출산 24시간 이내에 출혈량이 500mL인 경우(제왕절개의 경우 1L)’를 말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이를 명확한 진단 기준으로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산모가 출산할 때 양수가 함께 나와 정확한 출혈량을 계산하기 쉽지 않으며, 출혈량뿐만 아니라 빈혈 등 산모의 몸 상태에 미치는 요인도 함께 고려돼서다. 정확히 500mL의 출혈이 있을 때까지 어떤 조치도 없이 상태를 지켜보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이에 학계에서는 산후출혈의 조기 진단·예방 등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기보다, 산후출혈이 발생했을 때 의료진이 초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조금준 교수는 "결과적으로 산모가 분만할 때 적극 개입하는 것이 결국 예방이자 치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물, 자궁 마사지 등 기존 치료 선택지 한계점 존재
산후출혈 치료 지침(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산후출혈이 의심될 경우 1차 치료로 옥시토신을 포함해 약 7종류의 약물 중 하나를 선택해 주사한다. 약이 효과가 없을 경우 자궁 마사지를 실시하며, 그 이후 단계로는 물풍선을 삽입하는 자궁충선술이나 자궁 압박 봉합술, 자궁동맥색전술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각각 한계가 명확하다. 약물의 경우 '카베토신'이라는 약제를 제외하면 오래된 약제들로, 추가 개발이 되지 않고 정체돼 선택지가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다. 바이탈(혈압·맥박)을 검사했을 때 혈압이 높을 경우 사용이 불가능한 약제도 많다. 자궁 마사지의 경우 효과가 일시적이고 산모의 통증이 크며, 자궁충선술은 풍선에 채워야 하는 물의 양이 정해져 있지 않고 12~24시간 동안 계속 지혈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외에 자궁압박 봉합술은 제왕절개를 선택한 산모에게만 시행할 수 있으며, 자궁동맥색전술은 대학병원에서만 진행 가능하다. 최후의 수단으로 자궁을 제거하는 자궁적출술을 선택해 산모의 사망을 막을 수 있으나, 해당 산모는 향후 영원히 출산이 불가능해진다.

의료기기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모습
한국오가논 산후출혈 조절·치료 의료기기 '제이다'/사진=정준엽 기자
◇"제이다, 3분 내 출혈 조절… 94%에서 출혈 조절 효과 입증"
조금준 교수는 이처럼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산후출혈 조절·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제이다'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이다는 비정상적인 산후 자궁 출혈을 조절하고자 개발된 음압 유도 출혈 조절 장치로, 최대 90mmHg의 낮은 음압을 활용해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 효과를 제공한다. 자궁 내 삽입 후 물을 사용해 음압을 가한다는 점에서 원리는 자궁충선술과 유사하다. 2건의 임상시험 중 'PEARLE' 연구에서는 94%의 산모가 출혈 조절에 성공했으며, 'RUBY' 연구에서는 자연분만 산모의 92.5%와 제왕절개 산모의 83.7%가 출혈 조절에 성공했다.

조 교수는 "제이다는 삽입 후 평균 3분이 지나면 출혈이 조절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어떤 치료 선택지가 효과가 없으면 다음 단계로 빨리 넘어가야 하는데, 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의사로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궁 충선술에서는 1시간마다 효과를 관찰해야 한다"며 "의사 입장에서 출혈 조절 효과를 1~2시간씩 계속 기다릴 수 없어 제이다는 기대가 되는 선택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오가논은 제이다를 대학병원과 분만 전문 개인병원에 모두 보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분만이 이뤄지는 대학병원에서 사용 방법을 교육한 후 분만병원에도 순차적으로 접근한다는 구상이다. 보통 제약사들이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보급할 때 대학병원 위주로 접근을 하는 경우가 많으나, 출산의 경우 대학병원보다는 분만 전문 개인병원에서 많이 이뤄져 분만 전문 개인병원에도 모두 보급한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다. 한국오가논 장정은 전무는 "종합병원과 분만 전문병원 양쪽으로 모두 접근하고자 한다"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미국처럼 90% 이상의 보급률을 목표로 점차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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