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가 왜 핑크빛?"… 아기 먹으면 큰일 '생명 위협'까지, 이유는?

입력 2025.02.04 23:00

[해외토픽]

이불과 모유 수유 튜브가 변색된 모유에 의해 핑크빛으로 얼룩져 있는 모습./사진=큐레우스
모유(母乳)가 '핑크빛'으로 변색된 드문 사례가 해외 저널에 보고됐다.

미국 텍사스주 베일러의대 의료진은 33세 산모 A씨가 아기에게 주던 모유가 핑크빛으로 변색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임신 35주차에 비교적 일찍 여아를 출산해 아기가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였다. 아기는 중환자실에서 A씨의 모유를 튜브를 통해 섭취했다. 의료진은 직접 모유를 수유하기보다 기증 모유 줄 것을 권했지만 A씨가 거부했다. 그런데 생후 28일째에 아기가 모유를 마시는 구강 흡입 튜브에서 밝은 핑크빛이 관찰됐고, 침구에도 같은 색의 얼룩이 묻어 있었다. 핑크빛으로 변한 모유의 흔적이었다. 의료진은 세균 감염을 의심해 바로 A씨 모유 수유를 중단했고, 아기에게 항생제 정맥 주사를 투여했다. 다행히 아이 혈액에서 세균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핑크빛 모유에서 세라티아 마르세센스(Serratia marcescens) 균이 발견됐다. 이 균은 신생아에게 패혈증(전신에 감염이 퍼지는 증상)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패혈증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 A씨는 7일간 시프로플록사신이라는 항생제 치료를 받았고, 이후 모유를 반복 배양했을 때 세균이 없는 걸로 확인됐다.

모유를 핑크빛으로 변색시킨 원인 세라티아 아르세센스 균은 병원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호흡 장치 등 의료 장비, 모유 펌프 등을 오염시킨다. 모유에서 세라티아 아르세센스 균이 발견되면 일단 모유 수유를 중단하고,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의 치료를 고려한다. 모유 펌프 세척도 오염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베일러의대 의료진은 "모유가 균에 의해 분홍빛으로 변색되는 걸 막으려면 엄격한 위생·감염 관리 프로토콜을 지켜야 한다"며 "특히 중환자실 신생아의 건강과 안전 보장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큐레우스' 저널에 지난 3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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