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지난해 매출 ‘87조’… “안질환 치료제 ‘바비스모’ 성장세 주목”

입력 2025.02.02 09:04

표적항암제 '폴라이비' 블록버스터 약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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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가 바비스모와 폴라이비의 매출 성장률에 힘입어 지난해 87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사진=로슈 제공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의약품 사업에서 파리시맙 성분 안질환 치료제 '바비스모'의 호조에 힘입어 7%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로슈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2024년 연간 실적을 공개했다. 로슈의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604억9500만스위스프랑(한화 약 96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코로나19 관련 품목 매출을 제외할 경우 성장률은 9%까지 늘어나며, 작년 4분기 실적 성장률 또한 9%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208억2300만프랑(한화 약 33조3000억원)이다.

로슈는 최근 주목해야 할 자사 의약품으로 안질환 치료제 '바비스모'를 꼽았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성분명 오크렐리주맙)'와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에 못 미쳤지만, 매출 증가율이 68%로 전체 의약품 중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바비스모는 2022년 1월 미국에서 허가를 획득한 황반변성 신약이다. 혈관내피성장인자 'VEGF-A'와 'Ang-2' 단백질을 이중으로 차단한다. 이 중 Ang-2 단백질은 망막에 염증을 유발하고 혈관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비스모는 출시 3년 만에 매출 4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작년 매출은 38억6400만프랑(한화 약 6조1800억원)으로, 달러로 환산하면 약 43억달러에 이른다.

항암제의 경우 최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의 매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혈액암 표적치료제 '폴라이비(성분명 폴라투주맙 베도틴)'가 블록버스터 클럽(연 매출 10억달러 이상 약제)에 가입해 공백을 메웠다. 티쎈트릭의 매출은 36억4000만프랑(한화 약 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한 반면, 폴라이비의 매출이 39% 증가한 11억2100만프랑(한화 약 1조7900억달러)으로 집계됐다. 또한, 폴라이비는 작년 4분기 3억400만프랑(한화 약 4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미국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제 시장 점유율을 29%까지 확대했다. 로슈 테레사 그레이엄 제약 사업부 책임자 역시 " 티쎈트릭의 매출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할 만큼 티쎈트릭보다는 폴라이비의 매출 성장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로슈는 이번에 발표한 연간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예상 연간 매출 성장률을 한 자릿수 중반으로 설정했다. 로슈 토마스 쉬네커 CEO(최고경영자)는 "2024년은 당사의 강력한 힘을 입증한 한 해"라며 "지난 4분기에도 마찬가지로 9% 성장하는 등 3분기 연속으로 긍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로슈 진단의학 사업부도 전년 대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의학 사업부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143억2400만프랑(한화 약22조9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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