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위고비’ 후발주자 ‘카그리세마’ 효과… “기대에 못미쳐”

입력 2024.12.24 07:14

임상 3상서 체중 22.7% 감소했지만 기대치 미달… 노보 노디스크 주가 급락

노보 노디스크 로고
노보 노디스크가 카그리세마의 첫 번째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사진=노보 노디스크 제공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 중인 신규 비만 치료제 '카그리세마'가 임상시험에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보다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으나, 회사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보 노디스크는 카그리세마 개발 프로그램 'REDEFINE'의 일환으로 진행된 임상 3상 시험 'REDEFINE 1'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카그리세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유사체이자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2.4 mg과 지속형 아밀린 유사체 카그릴린타이드 2.4 mg 복합제로, 주 1회 피하주사한다. 노보 노디스크는 현재 카그리세마를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높은 후속 약물로 개발 중이다.

REDEFINE 1은 카그리세마의 효능·안전성을 ▲카그릴린타이드 2.4mg ▲세마글루타이드 2.4mg ▲위약과 비교한 연구다. 임상에는 치료 전 기저 체중이 평균 106.9kg이고 1개 이상의 비만 동반 질환이 있는 비만·과체중 성인 3417명이 참여해 68주 동안 약물 투여 용량을 조금씩 늘렸다.

임상 결과, 카그리세마는 투여 68주차에 위약 대비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노보 노디스크에 따르면, 카그리세마 투여군의 체중은 치료 지침을 정확히 준수해 투여한 결과 68주 이후 평균 체중이 22.7% 감소했다. 이는 카그릴린타이드 2.4mg(11.8%) 투여군과 세마글루타이드 2.4mg(16.1%), 위약군(2.3%) 대비 우월한 체중 감량 효과다.

카그리세마, 카그릴린타이드 2.4mg, 세마글루타이드 2.4mg의 안전성과 내약성은 모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위장 관련 부작용이었고, 대부분 경증~중등도였다.

그러나 카그리세마의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가 입증됐음에도,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약 20% 급락했다. 이는 앞서 노보 노디스크의 경영진이 예측한 기준인 25%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노보의 개발 담당 부사장인 마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는 지난달 투자자들 대상으로 진행한 설명회에서 카그리세마의 25%의 체중 감량 효과를 거듭 예측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임상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왔음에도 좋지 못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다만, 노보 노디스크는 카그리세마를 투여받은 환자의 40.4%가 치료 68주차에 25% 이상의 체중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명했다. 25% 이상 체중 감소에 도달한 비율은 카그릴린타이드 2.4mg 투여군 6%, 세마글루타이드 2.4mg 투여군 16.2%, 위약군 0.9%였다.

노보 노디스크 개발 부문 마틴 홀스트 랑게 부사장은 "당사는 REDEFINE 1 임상시험에서 세마글루타이드·카그릴린타이드 단독요법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카그리세마의 체중 감소 효과에 고무돼 있다"며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카그리세마의 추가적인 체중 감소 가능성을 계속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는 카그리세마의 두 번째 임상 3상 시험인 REDEFINE 2의 결과가 내년 상반기 안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DEFINE 2는 비만 또는 과체중이면서 제2형 당뇨병을 가진 성인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의료계 뉴스 헬스케어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