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구원 세 명 사망…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

입력 2024.12.09 20:00
현대자동차 앞
지난 2일 오전 현대자동차 4공장 입구에 형사기동대 차량이 세워져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전 30여 명을 투입해 현대차 울산공장을 압수수색했다​./사진=뉴스1​
지난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테스트 중 숨진 연구원들 사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됐다.

울산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숨진 연구원들 부검 결과를 이처럼 통보받았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19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내 차량 테스트 공간에서 연구원 세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연구원은 실내 공간에서 차량 성능과 아이들링(공회전) 실험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번 부검 결과에 따라 경찰 수사는 연구원들이 일산화탄소에 노출된 경위와 배기·환기 시스템 이상 여부,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2일 현대차 울산공장과 연구원 중 일부가 소속된 남양연구소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차량 테스트 관련 자료, 차량 테스트 공간(체임버) 설비 서류, 안전 관련 서류 등을 분석 중이다. 또 안전 관련 책임자 등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차량 테스트 상황을 그대로 재연해 검증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 분석하고 확인해야 할 자료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와 별도로,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29일부터 현대차 울산공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 특별감독을 진행 중이며 안전보건 수칙 준수 여부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하면서 생기는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의 특징을 가져 노출되더라도 인지하기가 어렵다. 일산화탄소는 산소를 제치고 헤모글로빈에 결합한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뇌 등 장기들이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현상이다. 무색무취이다보니 자신이 머무르는 공간 내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고 있단 사실을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보통 밀폐된 공간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이 발생한다.

민감한 사람은 극심한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구역질을 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자신도 모르는 새 수면 중에 사망이나 의식불명에 이른다. 운 좋게 살아나도 뇌에 적절한 산소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기억력 저하, 인지장애, 불안, 우울 장애 등의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

소방청이 2022년에 발표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통계를 보면 2019~2021년 3년간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모두 471건이다. 만약 어지러움과 호흡 곤란 등 일산화탄소 중독 초기 증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환기해 신선한 공기를 마시도록 하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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