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혐의” 어머니 고발 vs “막가파 독재” 비판… 막장 치닫는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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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남희
한미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막장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장남 한미사미언스 임종윤 사내이사 측 인사가 모친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는가 하면,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 3인 연합은 형제 측의 사업 자금 조달 방안을 두고 “막가파식 독재 경영”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 “재단에 기부 120억 기부… 주총 표결에 영향”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리그룹 한성준 대표는 지난 13일 송 회장과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한 대표는 고발장에서 “한미약품이 이사회 결의나 승인 없이 송 회장과 박 대표의 결정과 지시로 송 회장이 설립자이자 실질적으로 운영을 관장하는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120억원에 육박하는 기부금을 제공해 한미약품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코리그룹은 임종윤 사내이사가 최대주주인 회사로,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으로 볼 수 있다.

한성준 대표는 가현문화재단에 대한 한미약품의 이 같은 기부행위가 특정인의 사익 추구를 위해 주주총회의 의결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가현문화재단이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아닌 모녀 측에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 기부 행위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형제 측은 지난 9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모녀 측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매표 행위에 해당한다며 중립을 지키겠다는 회신이 이뤄질 때까지 운영비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건과는 별개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5일 3인 연합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를 형사고발했다고 밝혔다. 3인 연합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와 공모해 회사 로고를 도용하고, 거짓된 정보로 주주들에게 잘못된 판단을 종용하는 사례들이 확인됐다는 이유에서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제보 내용에 ‘국민연금도 3인연합으로 돌아섰다’ ‘유상증자 한다’ 등 거짓 정보와 결정·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주주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한미사이언스 경영진에 대한 명예훼손성 비방은 물론, 거짓정보를 주주들이 믿도록 국민연금 등 정부기관까지 인용하고 있다”고 했다.

◇ “주총 앞두고 의결권 막으려는 의도” 반박​
한미약품은 한성준 대표의 고발에 대해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재단의 의결권 행사를 막으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주총에서 3인 연합이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신규 이사 2명(신 회장, 임 부회장)을 선임하는 등 이사회를 재편하려 하자, 형제 측이 우호 지분 확보를 통해 부결을 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시주총을 앞둔 상황에서 의결권 행사 지위를 가진 재단에 대해 밑도 끝도 없이 고발부터 하는 행태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며 “송 회장의 공헌과 헌신을 장남인 임종윤 사장이 몰랐을 리 없는데, 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어머니인 송 회장을 고발했다고 하니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아들의 눈먼 욕심 앞에서 비정함도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한미약품은 임 이사도 이사회 결의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기부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10여년 기간에도 이사회 의결 없이 100억원 이상 가현문화재단 기부가 진행됐다”고 했다.

한편, 3인 연합은 형제 측의 사업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8일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 당시 8000억원 투자의 필요성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함구해 여러 의혹을 남겼다는 주장이다. 3인 연합은 “업계에서는 형제 측이 주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유상증자와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막가파식 독재경영 행태가 나날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영 행태로 한미사이언스 주식 가치가 지속적으로 폭락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같은 행태를 빠르게 저지할 수 있도록 이번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