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의 난임, 2번의 유산” 힘들어 병원 갔더니… 자궁이 ‘2개’였다?

입력 2024.10.22 16:16

[해외토픽]

켈시 볼드윈 사진과 임신테스트기 사진
켈시 볼드윈(33)은 6년 동안 임신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알고 보니 ‘중복자궁’을 가지고 있었다./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난임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다가 자궁이 2개인 것을 알게 된 미국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켈시 볼드윈(33)은 6년 동안 두 차례의 유산을 겪고, 인공수정 등 난임 치료를 시도했지만 임신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볼드윈 부부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의료진은 자궁에 혹이 보인다며 암을 의심해 추가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자궁에 있던 것은 종양이 아니라 또 다른 자궁이었으며, 의료진은 볼드윈에게 ‘중복자궁(uterus didelphys)’을 가지고 있다고 알렸다. 의료진은 볼드윈의 난임 문제와 월경과다 등이 중복자궁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볼드윈은 “처음에는 너무 부끄러웠고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자료도 많지 않아 너무 외로웠다”라며 “그런데 나처럼 중복자궁으로 힘들어하는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내 이야기를 알리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볼드윈에게 있는 중복자궁에 대해 알아봤다.

중복자궁은 자궁을 두 개 가지는 희귀한 신체 특징을 의미한다. 중복자궁은 매우 희귀해서 증상이 있어도 알아차리기 힘들다. 중복자궁을 가진 여성들은 대부분 과도한 월경량과 심한 월경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자궁의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아 조산이나 유산을 경험할 확률도 높다.

중복자궁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태아 발달 시기에 뮐러관이 제대로 합쳐지지 않아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뮐러관은 태아 발달 시기에 존재하는 두 개로 이뤄진 관으로, 여성 생식 기관을 만드는 데에 쓰인다. 본래 뮐러관은 태아가 성장하면서 자궁 하나를 형성하기 위해 합쳐진다. 만약 합쳐지지 않으면 뮐러관의 두 관이 각자 자궁을 형성하는 것이다. 중복자궁은 매우 희귀해 전체 여성 인구 중 0.3%에게만 발견된다고 한다.

중복자궁은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잦은 유산 경험 등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대부분 치료하지 않는 게 좋다. 수술은 자궁을 합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수술 이후 자궁에 약해진다는 위험이 있다. 중복자궁은 선천적인 신체 특징이라 예방할 수 없다. 다만 임신했다면 태아의 생식 기관이 제대로 발달하도록 금연,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