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 못 감은 채 갑자기 사망”… 영국 30대 여성, 자신도 몰랐던 ‘이 병’ 때문?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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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사는 루비 락우드(31)는 작년 10월 잠을 자다 갑작스럽게 사망했는데, 비후성 심근병으로 인한 부정맥돌연사증후군이 원인이었다./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영국 30대 여성이 자신도 몰랐던 희귀유전질환 때문에 갑자기 사망한 사건이 보도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루비 락우드(31)는 작년 10월 잠을 자다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당시 루비의 남편 데일 락우드(33)는 퇴근 후 집에 도착해 의식을 잃은 아내를 발견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루비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데일은 “루비는 눈도 감지 못한 채 죽었다”며 “어릴 적부터 친구였고, 아내이기도 한 루비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데일은 “아이들에게 엄마의 죽음을 알리는 것도 고통스러웠다”며 “어린이에게 죽음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있다. 그런데, 이때 배운 것을 내 아이에게 적용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데일은 건강했던 아내의 죽음을 믿지 못해 부검을 요청했고, 최근 부검 결과가 나왔다. 알고 보니 루비는 희귀유전질환인 ‘부정맥돌연사증후군(sudden arrhythmic death syndrome)’을 앓고 있었다. 이로 인해 사망 당시 루비의 심장은 ‘비후성 심근병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으로 인한 부정맥이 발생한 상태였다. 데일은 “이젠 루비와 나 사이에 남겨진 두 아이에게도 부정맥돌연사증후군이 있을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루비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이 질환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정맥돌연사증후군은 부정맥을 일으키는 심장 질환을 말한다. 부정맥돌연사증후군에는 QT연장증후군(Long QT syndrome), 브루가다 증후군(Brugada syndrome) 등이 있다. QT연장증후군은 심장이 수축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완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긴 질환으로, 선천성 부정맥 질환이다. 브루가다 증후군은 유전자 변이에 의해 나트륨 전류가 줄어 심전도 이상이 발생하는 심장질환으로, 수면 중 실신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루비 락우드에게 나타난 비후성 심근병증도 부정맥돌연사증후군에 속한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심장의 근육이 지나치게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주로 심장에서 혈액이 나가는 좌심실의 근육이 두꺼워진다. 이로 인해 공간이 좁아지면서 혈액이 좌심실로 다 들어오지 못하고 좌심방의 압력이 커진다. 근육이 두꺼워진 부위의 근육세포는 정상세포보다 비대하고 방향도 불규칙한데, 이런 세포에서 이상 전기신호가 발생하거나 심장의 전기신호가 제대로 전도되지 못하면 부정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젊은 나이에 사망해 사후에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하며, 가족 간에 유전되기도 한다. 만약 가족 중 돌연사를 경험한 사람이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미리 검사하는 것을 권장한다. 비후성 심근병증이 있으면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흉통도 나타난다. 현기증과 실신이 자주 발생하며, 급사하는 경우도 있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우선 약물 치료를 통해 심장 근육의 부담을 줄여준다. 혈압과 부정맥을 조절하는 약물을 쓸 수 있다. 심근 비대가 심하면 심장 근육을 일부 절제하기도 한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증상을 조절하고 급사를 막을 수 있다. 심장질환이 있다면 평소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음주나 흡연은 삼가고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격렬한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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