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이자, ‘210명 해고’ 구조조정… 유전자 치료제 개발 실패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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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가 뒤셴 근이영양증에 유전자 치료제 개발 실패 여파로 대규모 인원 감축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DB
화이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두 주요 시설인 로키 마운트 멸균 주사제 제조 시설과 샌포드 공장에서 각각 60명과 150명을 해고한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화이자 측은 이번 인원감축이 회사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었다고 해명하면서도, 향후 운영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화이자가 작년과 올해 발표한 2건의 지출 감축 계획의 일환이다. 화이자는 지난해 40억달러(한화 약 5조원) 규모의 지출 감축 계획을 발표했으며, 올해 추가로 15억달러(한화 약 2조원)을 더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공장 인원 감축의 원인으로는 뒤셴 근이영양증 유전자 치료제 개발 실패가 지목된다. 샌포드 공장은 화이자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핵심 시설로, 2017년 화이자는 뒤셴 근이영양증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해 샌포드 시설에 1억달러를 투자했으며, 2019년에도 5억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그 결과 ▲뒤센형 근이영양증 치료제 '포다디스트로진 모바파보벡' ▲A형 혈우병 치료제 '지록토코진 피텔파보벡' ▲B형 혈우병 치료제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을 비롯한 유전자 치료제의 연구·개발이 이뤄졌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지난 5월 포다디스트로진 모바파보벡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 2상 시험에서 사망자가 발생했고, 지난 6월에는 임상 3상 시험이 실패로 돌아갔다. 화이자는 이러한 임상 실패를 기반으로 뒤셴 근이영양증 유전자 치료제 개발 중단을 선언하면서 인원 감축을 결정했다.

그나마 혈우병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지록토코진 피텔파보벡은 지난 24일 임상 3상 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확인됐으며,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은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를 받고 '베크베즈'라는 제품명으로 출시했다. 이달 25일에는 유럽에서도 '더벡틱스'라는 상품명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다만 지록토코진 피텔파보벡은 타사 제품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피다나코닌 엘라파보벡은 CSL베링의 '헴제닉스'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화이자는 유전자 치료제의 가치가 기대보다 높지 않다고 판단해 전임상 단계의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을 아스트라제네카에 매각하기도 했다.

한편, 뒤센 근이영양증은 남아에게 많이 발생하며, 3~5세 사이에 근위축·근력 저하가 나타난다. 전 세계적으로 남아 출생 5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셴 근이영양증을 앓는 아동은 3세부터 엉덩이, 골반, 허벅지, 어깨 근육이 약해지며, 10대 초반에는 심장과 호흡기 근육 약화에도 영향을 미쳐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