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중증·응급의료 수가 인상한다… 의협 “분열 조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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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발언하는 박민수 제2차관./사진=복지부 제공
정부가 야간·응급의료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집중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그동안 수가를 의료기관 유형별로 일괄적으로 인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중증·응급 등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보건복지부는 올해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병·의원 환산지수를 올해보다 각각 0.5%, 1.2%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또 상대가치점수에 반영되는 수술·처치·마취료에 대한 야간·공휴일 가산을 50%에서 100%로 확대한다.

보통 ’수가‘로 표현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가격은 개별 행위에 대한 상대가치점수와 이에 대한 점수 당 단가 및 의료기관 종별 가산율의 곱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점수 당 단가를 ’환산지수‘라 한다. 환산지수는 매년 건강보험공단이 병원, 의원, 약국, 한의 등 7개 의약 단체와 각각 협상해 인상률을 결정한다.

이러한 수가 결정체계가 모든 의료행위에 일괄 적용되면서 보상 불균형이 심화돼왔다는 게 이번 결정의 배경이다. 예컨대 검체·영상 검사와 같이 고가의 장비를 이용하는 행위의 경우 상대가치점수도 고평가된 반면, 수술·처치와 같이 인적 자원 투입 강도가 높은 행위는 필수의료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여기에 환산지수까지 획일적으로 인상할 경우 고평가된 행위는 더 크게 인상되고 저평가된 행위는 상대적으로 덜 인상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건정심에서 병·의원 환산지수 인상에 투입하기로 했던 재정을 분배해 일부 재정은 환산지수 인상으로, 일부 재정은 저평가 행위의 상대가치점수 인상에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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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복지부 제공
구체적으로 의원 유형의 환산지수는 94.1원으로, 올해 대비 0.5% 인상한다. 외래 초진 및 재진 진찰료는 각각 4% 인상하는 안이 논의됐다. 병원 유형의 환산지수는 82.2원으로, 올해 대비 1.2% 인상된다. 또 병원 이상에서는 ▲수술·처치 및 마취료에 대해 야간 및 공휴일 가산이 50%에서 100%로 확대되고 ▲응급실에서 시행되는 응급의료행위에 대한 가산도 50%에서 150%로 확대된다. 의원급 토요일 가산을 병원까지 확대 적용하는 안도 논의됐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결정은 행위별 수가제의 두 축을 이루는 환산지수와 상대가치를 연계하는 합리적인 수가체계로 나가는 첫걸음을 시작한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저평가 행위에 대한 집중 보상을 비롯해 공정성 강화를 통해 필수·지역의료 확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가 체계 개편을 근본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24일 즉시 입장문을 내고 반발하고 나섰다.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결국 재정 쪼개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정부 결정에 대해 “건강보험 저수가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게 아니라 단순히 덜 낮게 평가된 행위 인상분을 억제해 저평가된 행위에 높은 환산지수를 적용하겠다는 논리”라며 “이는 행위 유형간 불균형을 더 왜곡시키고, 전문과목 간 분열을 조장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협은 “정부가 진정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환산지수 차등 적용 결정을 철회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수가인상과 별도의 재정을 투입해 저평가된 필수의료의 수가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며 “돌려막기 식의 수가결정을 강행한다면, 필수의료뿐 아니라 동네의원에서 환자들의 건강을 책임져왔던 일차의료까지 망가뜨리는 재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