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지방간염(MASH) 약 '레즈디프라' 이어… 국내 제약사, 신약 개발 전망은?

입력 2024.07.11 18:45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 2024'서 키움증권, 디앤디파마텍, 올릭스 등 발표

발표 후 이영미 부사장과 함께 토론을 진행하는 연사들의 모습
11일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 2024’에서 'MASH에서의 혁신과 투자 기회; 다면적 접근을 주제로 전문세션'이 열렸다. 왼쪽부터 유한양행 이영미 부사장, 키움증권 허혜민 분석가, 디앤디파마텍 이슬기 대표, 올릭스 박준현 이사/사진=정준엽 기자
지난 3월 마드리갈의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이 최초의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가속 승인을 받은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MASH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 디앤디파마텍, 올릭스 등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 2024'의 'MASH에서의 혁신과 투자 기회; 다면적 접근' 세션에 참여했다.

MASH는 간에 독성 지방 분자가 축적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염증과 조직 손상을 일으킨다. 이전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불렸으나, 미국 간질환학회에서 명칭을 변경을 결의하면서 현재는 MASH로 불리고 있다. MASH는 환자의 70~80%는 비만과 2형 당뇨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혈당·체중 조절 기전을 포함한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인데, 이 때 비만약으로 주목받은 GLP-1 계열 약물이 MASH 치료제로도 활용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레즈디프라가 최초 MASH 신약으로 등장하기 전까지는 생활습관 개선 권고를 우선으로 하고, GLP-1 계열의 당뇨 치료제를 대신 처방해 왔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키움증권 허혜민 분석가는 레즈디프라의 전망과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MASH 치료제 시장 진입 가능성을 평가했다. 허혜민 분석가는 "레즈디프라가 4만7000달러라는 높은 가격과 위약 대비 높지 않은 효능으로 인해 전망치가 낮아졌다"면서도 "마드리갈은 레즈디프라 하나만으로 현재 시가 총액이 8.3조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 분석가는 "2026~2027년에는 레즈디프라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후발주자가 승인을 받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점에서도 (레즈디프라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MASH 신약 개발도 내다봤다. 한미약품의 비만치료 삼중작용제 HM15275는 내년 5월 임상이 완료될 예정이며, 동아에스티는 올해 말~내년 초, 유한양행과 디앤디파마텍은 내년 쯤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허혜민 팀장은 "MASH가 그동안은 개발의 무덤이었기 때문에 제약사들 사이에서 관심을 많이 조명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올해 기점으로 달라졌으며, 내년에는 관심이 더 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연사 디앤디파마텍 이슬기 대표는 GLP-1/GCG(글루카곤) 이중 수용체 작용체 'DD01'의 개발 상황을 공유했다. 글루카곤은 간에 직접적인 수용체가 있어 MASH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가장 용이하면서도, 정작 혈당·체중 조절 효과가 없다. 그런데 MASH 환자들의 70~80%가 당뇨와 비만을 동반하는 만큼, MASH 치료제는 글루카곤과 혈당·체중 조절 효과가 있는 GLP-1과의 이중 활성화가 중요하다. 이슬기 대표는 "DD01은 GLP-1의 활성도를 최대한 높이면서 체내 글루카곤 활동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작용체의 개발을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DD01은 현재 임상 2상 시험에 돌입했으며, 임상 1상 시험에서 4주 동안 DD01을 투여한 MASH 환자들은 약 52%의 지방간이 감소했다.

DD01의 또 하나의 특징은 피하주사 후 약물이 체내에 도달하는 시간이 약 108시간으로 길다는 점이다. 이는 GLP-1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통상 MASH 환자는 당뇨와 비만을 동반하기 때문에 GLP-1 수용체 유사체가 필수인데, GLP-1은 체내 혈중 농도를 빨리 높여 구토·어지럼증 등 부작용을 쉽게 유발한다. 이슬기 대표는 "모든 MASH 치료제는 부작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DD01은 GLP-1이 느린 속도로 흡수되도록 해 부작용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올릭스 박준현 이사는 MASH 치료제 후보물질 'OLX702A' 개발 상황을 공개했다. OLX702A는 MASH와 관련된 유전자인 'MARC1'의 발현을 억제해 지방간을 줄이는 기전의 치료제로, 최근 호주 임상 1상 시험에 진입했다.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임상시험에서는 OLX702A를 2회 투여했을 때 지방간이 평균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