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척수 통째로 이식’하는 영상 화제… 전문가 의견 들어봤다

입력 2024.06.10 08:30
사람의 머리를 통째로 떼어내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기술을 구현한 영상이 공개되며 화제다.​/사진= 유튜브 Hashem Al-Ghaili 채널 캡처​
사람의 머리를 통째로 떼어내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기술을 구현한 영상이 공개되며 화제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냉각 상태로 신경과 근육 정확히 연결”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신경과학 스타트업 브레인브릿지는 사지마비 등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환자의 머리를 뇌사 상태인 기증자의 몸에 그대로 이식하는 수술 과정을 그래픽으로 구현한 8분짜리 영상을 유튜브와 엑스(옛 트위터) 등에 공개했다. 한 남성의 머리를 다른 남성의 몸으로 이식하는 가상 수술 장면이 담긴 영상이었다. 수술 전 환자와 기증자는 모두 냉각 상태에 들어가고, 로봇 팔이 두 사람의 몸에서 머리를 떼어내더니, 장애를 가진 환자의 머리를 뇌사 상태인 기증자 몸에 이식해 봉합한다. 브레인브릿지 로봇 개발팀 하셈 알 가일리는 “이 모든 과정은 인공지능 시스템에 의해 통제되므로 신경과 근육의 정확한 연결이 가능하다”며 “8년 내 첫 번째 수술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치명률 높은 질환을 앓는 환자의 인지능력과 의식·기억을 보존하고 새롭고 건강한 신체에서 ‘완전히 기능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단 목표다.

◇비슷한 실험 과거에도 존재해
사실 머리 이식술은 20세기 초에도 존재했다. 1908년 미국 생리학자 찰스 거스리는 개의 머리를 다른 개의 목 밑 부분에 접합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머리가 두 개가 된 개는 합병증으로 인해 접합수술 일곱 시간 만에 안락사됐다. 1970년에는 미국 로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로버트 화이트 교수가 긴꼬리원숭이 두 마리의 머리를 서로 맞바꾸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원숭이는 8일간 생존하며 감각 기능을 유지했지만 몸을 움직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2013년 중국 하얼빈 의과대 렌 샤오핑 박사는 쥐 머리 이식술에 성공했지만 쥐의 생존시간은 하루 정도였다.

◇면역 거부 반응 높고 비윤리적
전문가들은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신경다발 연결 자체가 어려울뿐더러 수술 이후 부작용 위험성이 높아 성공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가천대길병원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는 “신경다발 연결은 능숙한 외과의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며 “접합이 된다 하더라도 면역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평생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식 후 면역 반응을 위해 처방되는 스테로이드는 뇌로 흡수되지 않아 신경이 점차 퇴하되며 사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대 신경과학 전문가 아마드 알 클레이파트 박사 역시 "이 수술은 뇌의 작동 방식을 과도하게 단순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테크 매거진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는 “머리를 이식받은 사람은 살아도 마비된 몸을 가질 것이다”며 “머리를 바꾼다는 것은 척수를 자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치명적”이라고 했다.

수술 로봇이 개발된다고 해도 윤리적 문제로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유럽신경외과학회 윤리법률위원회는 “인간 머리 이식이 비윤리적”이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