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효과 강력해 과체중·비만만 추천한다는 ‘공액리놀레산’ 실제 효과는? [이게뭐약]

입력 2024.04.19 17:16

[이게뭐약] 공액리놀레산(CLA) 건강기능식품

건강기능식품들
공액리놀레산만 먹어서 다이어트에 성공하긴 어렵다./사진=닥터블릿, 한풍네이처팜, 내츄럴플러스​
무수히 많은 다이어트 식품들이 만들어지고, 또 판매된다. 과거에 잠깐 인기 있다가 잊힌 다이어트 기능성 성분이 다시 물 위로 올라와 획기적인 성분처럼 소비자에게 인식될 때가 있다.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재유행하는 ‘공액리놀레산(CLA)’이 바로 이 사례다. 건강기능식품인 공액리놀레산으로 다이어트를 하라는 광고가 재등장하는데, 이 성분은 정확히 무엇이며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 걸까?

◇오메가6 지방산 일종인 공액리놀레산, 체지방 감소로 기능성 인정
공액리놀레산(CLA)은 오메가 6 지방산의 일종이다. 2015년 12월 기능성 원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됐다. 인정받은 기능성은 일일 섭취량 1.4~4.2g일 때 ‘과체중인 성인의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다. 닥터블릿의 ‘푸응 팻버닝’, 내츄럴플러스의 ‘에버핏 다이어트 씨엘에이’, 한풍네이처팜 ‘스키니핏프로’ 등 CLA를 담은 제품은 다양하게 출시돼있다. 푸응 팻버닝은 1400mg, 에버핏 다이어트 씨엘에이는 1600mg, 스키니핏프로는 4200mg의 CLA를 함유한다.

CLA가 체지방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은 다양하게 설명된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 시켜서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지방세포 대사를 조절함으로써 지방세포의 부피와 세포의 수를 줄이는 게 그중 하나다. 이 밖에도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지방산 산화과정(지질대사)의 일부인 ‘베타-산화반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CLA만으로 살 빼긴 어렵지만, 운동 병행할 때 시너지 효과는 있어
한 업체는 ‘다이어트 효과가 너무 강력해 과체중, 고도비만인 사람에게만 추천한다’고 홍보한다. CLA가 기능성 성분으로 인정받은 것은 맞지만, 업체 광고만큼 다이어트 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라는 게 의학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대한약사회 김예지 학술위원(약사)은 “식약처에서 기능성은 인정받았지만, 약품으로 승인되지 않은 제품이므로 승인된 비만약만큼 효과가 좋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문준호 교수는 “체중과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일부 있지만,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고 확정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CLA 효능에 관한 8개 논문을 메타분석한 2020년 논문에 의하면, CLA를 6~16주 섭취한 여성은 몸무게 평균 1.2kg, 체질량지수(BMI) 0.6kg/m² 체지방량 0.76kg 감소에 그쳤다. 어쨌거나 빠졌으니 효과가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는 생각만큼 유의미한 결과가 아니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말하려면 3개월에 기존 몸무게의 5% 정도는 빠져야 하는데, CLA 효능에 관한 실험 논문들에선 대부분 1~2kg 정도만 빠진 모습을 보인다”며 “이것만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엔 부족하다. 여러 가지 영양소 중에 그나마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정도로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운동과 CLA 섭취를 병행하면 운동만 할 때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CLA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한 20개 연구 논문을 메타분석한 결과, 운동과 CLA 섭취를 병행하면 운동만 할 때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 문준호 교수와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 모두 “식단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복용하면 약간의 체지방 감소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먹으면 위장장애, 출혈 등 부작용 위험
몸에 좋은 음식이든 의약품이든 과유불급이다. 다이어트 의욕이 앞서 CLA 건강기능식품을 과도하게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김예지 학술위원(약사)은 “개인에 따라 섭취 후 위장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이 밖에도 설사, 구역, 피로, 두통, 요통, 출혈 위험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이미 먹고 있는 사람이라면 수술 최소 2일 전에는 복용을 중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영상 교수는 “CLA도 결국엔 지방산의 일종이라 그 자체 칼로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건강한 지방이라도 체내에서 분해된 지방산들이 내 몸의 지방으로 합성될 수 있다. 과량으로 계속 섭취하면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 비만을 벗어나기 어려운 환자들은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김영상 교수는 “고도비만이 아니어도 비만으로 인한 대사증후군 등 합병증이 있다면 살을 빼는 것이 절대적으로 환자의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문준호 교수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이 동반된 사람 ▲체성분분석에서 체지방률이 특히 높은 사람 ▲체질량지수 30 이상으로 비만이 심각한 사람은 병원에서 상담받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병원에선 ▲삭센다 ▲콘트라브 ▲제니칼 ▲큐시미아 등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비만치료제를 사용해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