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인이 헤어지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 중 환승연애, 잠수 이별, 바람 등은 대체로 안 좋은 결말을 의미한다. 특히 환승연애는 마치 대중교통을 환승하듯 연인을 바꾸는 형태로, 전 연인에게 큰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 환승연애를 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알아봤다.
◇권태기·이별 못 견디기 때문일 수도
환승연애를 하는 사람은 주로 두 가지 심리적 원인을 보인다. 우선 사랑이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변하는 것을 못 받아들일 수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열정적인 사랑의 단계가 지나면 ‘권태기’가 오는데 이는 식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사랑이 다른 형태로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금주 교수는 “사랑은 결국 안정적인 형태로 바뀌는 게 맞는데, 이때 사랑이 식었다고 잘못 이해하면서 새로운 대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별을 못 견뎌서 빠르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곽금주 교수는 “사람마다 이별을 견디는 능력이 다르다”며 “환승연애는 사랑과 이별할 때의 감정적 어려움을 이겨내는 능력이 적은 경우”라고 말했다. 특히 이별을 극복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이별할 때마다 새로운 연인을 찾을 수 있다. 곽 교수는 “그러다 보니 환승연애를 하는 사람은 계속 환승연애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환승연애 당했다고 자기 비하 금물
그렇다면 환승연애를 당한 사람은 심리적 좌절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전 연인이 다른 이성에게 환승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일단 감정을 스스로 다스려야 한다. 곽금주 교수는 “자기 자신을 비하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자신이 모자라서 생긴 일이라고 죄책감을 가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랑은 다음을 위해 성숙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를 견뎌내야 한다. 곽 교수는 “어렵겠지만 더 성숙한 사랑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분노와 슬픔을 건강하게 표출하는 것도 필요하다. 곽금주 교수는 “슬프면 슬퍼하고 화나면 화내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자신의 감정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자신을 고립시키거나 아무나 만나는 것은 자신을 오히려 무너뜨릴 수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 곽 교수는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르시시즘· 집착 보이면 주의
환승연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인지 미리 가늠할 순 없을까? 우선 상대에게 나르시시즘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곽금주 교수는 “자기애가 유독 강한 사람은 ‘나는 그래도 돼’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그러다 보니 빠르게 애인을 바꾸는 바람둥이일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로 빠른 속도로 좋아하게 된 경우에도 환승연애의 위험이 있다. 곽 교수는 “상대에게 너무 빨리 빠져버리면 식었을 때 허탈할 수 있다”며 “이런 관계를 식는 속도가 서로 다를 때가 많은데, 더 먼저 식는 사람이 더 공허해진다”고 말했다. 지나친 열정이 오히려 빨리 쉽게 사라지면서 환승연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애인이 연애에 집착하는 지도 확인하는 게 좋다. 보통 상대가 시간이 안 된다고 하면 이해하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다른 사람과 만나 그 시간을 대체하려는 경우도 있다. 곽 교수는 “이런 경우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과 관계가 발전해 환승하기도 한다”며 “결국 서로 여유를 가지고, 함께 조절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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