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세계 최초 헌법에 ‘낙태 자유’ 명시

입력 2024.03.05 15:57
기뻐하는 남녀
프랑스는 세계에서 최초로 낙태의 자유를 헌법에 명시했다. /사진=뉴시스
프랑스가 세계에서 최초로 낙태의 자유를 헌법에 명시했다.

프랑스 의회는 4일(현지시간) 여성의 낙태할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프랑스 상원과 하원은 이날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전에서 합동회의를 열어 헌법 개정안을 표결한 끝에 찬성 780표, 반대 72표로 가결 처리했다. 표결엔 양원 전체 의원 925명 가운데 852명이 참여했다. 양원 합동회의에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면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이날 찬성표는 의결 정족수인 512명보다 훨씬 많았다.

개헌에 따라 프랑스 헌법 제34조에는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프랑스에서는 1975년부터 낙태가 허용되고 있어 이번 개헌을 계기로 실질적으로 바뀌는 조치는 없다.

프랑스는 2022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약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자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해 되돌릴 수 없는 권리로 만들기로 추진했다. 이에 2022년 11월 하원에서 낙태할 '권리'를 명시한 의원 발의 개헌안을 승인했으나 3개월 뒤 상원에서 '권리'가 '자유'로 수정된 안이 통과돼 헌법 개정에 실패했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양원이 동일 문구의 개헌안을 의결해야 한다.

마크롱 정부는 직접 개헌을 주도하기로 하고 '권리'와 '자유' 사이의 절충점으로 '낙태할 자유 보장'이라는 조항으로 개헌안을 발의했다. 개헌안은 지난 1월 말 하원에 이어 지난달 말 상원 문턱을 넘었고 이날 양원 합동회의에서 최종 가결됐다.

한편, 교황청은 프랑스 의회의 개헌 투표 직전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며 반대 입장을 성명을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