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무서워서 피부병에 ‘순한 스테로이드 연고’만 발랐다간…

입력 2024.02.28 05:00
연고 손에 짜는 사람
강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짧게 써야 할 피부질환에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썼다간 피부질환은 낫지 않고 연고 사용 기간만 길어질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많은 사람들이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을 꺼린다. 부작용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피부과에서 주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독한 약’이니 최대한 바르지 말고, 어쩔 수 없이 발라야 한다면 무조건 제일 약한 것으로 달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돈다. 전문의약품 스테로이드 연고 대신 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라는 말도 있는데, 사실일까?

스테로이드 연고에도 강도가 있는 건 사실이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약의 강도에 따라 7개 등급으로 나뉜다. 가장 강한 게 1등급, 가장 약한 게 7등급이다. 사람들이 ‘순한 스테로이드 연고’라 부르는 것은 5~7단계에 속한다. 일반의약품인 유한양행 ‘쎄레스톤지 크림’과 삼아제약 ‘리도멕스 크림 0.15%’가 대표적인 5단계 스테로이드 연고다.

저등급 스테로이드 연고는 약물에 민감한 소아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순하다. 그러나 무조건 순한 약을 쓰는 게 정답은 아니다. 고강도 스테로이드 대신 저강도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다가 치료 효과는 얻지 못하고 부작용만 생길 가능성이 있다. 고강도 스테로이드 연고로 며칠이면 치료를 끝내고 연고를 끊을 수 있었는데, 순한 것을 쓰겠다고 저강도 스테로이드 연고를 고집하다가 피부병이 제때 낫지 않아 연고 사용 기간만 길어지는 식이다.

전문가 지도 하에 적당한 강도의 스테로이드 연고를 적정 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문제가 있는 부위에만 사용하므로 약이나 주사 형태 스테로이드만큼 전신 부작용이 크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저등급 스테로이드라고 해서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저등급 스테로이드라도 과도하게 사용하면 스테로이드성 여드름, 피부 위축, 모세혈관 확장, 자반, 수포성 피부염, 색소 탈색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든 강한 스테로이드 연고든 사용법만 잘 지키면 안전하게 쓸 수 있다. 스테로이드 연고 성분, 종류, 환자 상태에 따라 사용법이 다르므로 약을 받을 때 약사와 의사에게 정확한 사용법을 들어야 한다. 하루 2번 사용해야 하는 연고가 많긴 하나, 하루에 1번만 바르면 되는 연고도 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연고를 바를 필요도 없다. 피부가 흡수할 수 있는 연고의 양은 정해져 있다. 성인의 검지 마지막 마디에 5mm 두께로 연고를 짜면 약 0.5g 정도 되는데, 이 정도 양이면 성인의 두 손바닥 넓이에 바를 수 있는 분량이다. 이 점을 고려해서 피부염 주위에 흡수될 수 있을 정도로만 바르면 된다.

약을 바른 곳에 의사나 약사의 지시 없이 밴드를 바르거나 붕대를 감아선 안 된다. 연고 투과성을 높여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