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도 TV보다 ‘스마트폰’ 오래 본다… 눈 말고도 ‘위험한’ 이유

입력 2024.02.21 17:40
어린이, 스마트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은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점점 길어진다. 본인 스마트폰이 생기고, 개인 시간과 공간도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다 같이 콘텐츠를 즐기는 TV를 보는 시간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만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을 더 찾는 시점이 온다. 이게 '초등학교 3학년'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한창 신체가 성장하고 발달하는 시기에 벌써 스마트폰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각종 부작용이 따라올 수 있다.

◇초등 3학생, TV보다 스마트폰 게임 더 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13일 발간한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 보고서에,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TV 보는 시간보다 역전하는 나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은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이 각 72.2분, 66.2분으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인 53.7분, 36.6분보다 길었다. 초등학교 1,2학년까지도 TV를 스마트폰보다 오래 봤다. 그러나 시간 차이는 점점 줄었다. 1학년은 TV 73.1분, 스마트폰 60.5분을 봤고, 2학년 미디어 이용 시간은 TV 75.0분, 스마트폰 73.2분으로 2분도 차이 나지 않았다. 결국 3학년 때는 스마트폰 이용 시간 92.0분으로 TV를 보는 시간(77.3분)보다 길어졌다. 4학년엔 TV 68.6분, 스마트폰 104.4분으로 차이가 더 확연해졌다. 이유는 게임 때문이었다. 만 3~9세 어린이의 스마트 사용 용도(복수 선택 가능)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통한 동영상 시청(70.3%) ▲게임(36.9%) ▲관심 분야 정보 찾기(27.9%) ▲사진 촬영·편집 (17.2%) ▲소통·대화(13.6%) ▲학습·과제를 위한 정보 찾기(12.3%) ▲음악 듣기(6.6%) 등의 순이었는데, 게임을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답한 어린이 중 초등학교 3학년이 56.2%로 가장 높았다.

◇스마트폰, TV보다 눈에 안 좋아
스마트폰은 TV보다 작다. 또 그냥 보면 되는 TV와 달리 손으로 들어 눈 바로 앞에서 이용한다. 그러다 보니 신체 중 눈에 특히 치명적이다. 작은 화면은 눈의 피로도를 높이고, 조절력을 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앙대병원 안과 문남주 교수팀이 스마트기기 화면 크기가 눈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다큐멘터리 영상을 1시간 동안 시청하게 한 후 원거리, 근거리 최대 교정시력, 안압, 굴절력, 조절력, 각막과 결막 결손 정도, 눈물막 파괴시간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을 사용했을 때 일시적으로 안압이 올라가고, 눈물막이 빠르게 파괴됐다. 태블릿을 사용했을 때보다 더 빠르고 크게 피로도를 느꼈다. 조절력은 두 기기 모두에서 달라졌는데, 이때도 스마트폰 사용후 조절력 변화가 1.8배 더 컸다. 문 교수는 "1시간 정도의 비교적 짧은 사용에도 불구하고 조절력에 영향을 미치는 조절근점과 눈모음근점에 변화가 나타났다"며 "화면 크기가 작을수록 눈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으므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조절근점은 물체 주시거리가 너무 가까워 더 이상 조절할 수 없는 거리를 말하고, 눈모음근점은 두 눈이 눈모음을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를 말한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청색광이 TV보다 5배나 많이 나와 안구에 매우 해롭다. 센트럴서울안과 김균형 원장은 "시력은 18살까지 발달하는데, 어린이 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며 "특히 출생 후 약 10~12세 시기는 시신경이 발달하는 중요한 때"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과사용… 거북목 체형으로 이어져
초등학교 저학년 때 스마트폰을 과 이용하면 자세가 틀어져 근골격계 질환도 일찍부터 앓을 수 있다. 학업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통증으로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어진다. 연세본병원 김재호 원장은 "스마트폰을 볼 땐 고개를 숙이고 어깨가 말리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며 "어릴 때부터 반복되면 목뼈, 척추 등이 변형되고 퇴행성 변화가 빨리 오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삼육대 이병희 교수 연구팀 연구에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수록 청소년의 목뼈 전방 기울어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보기 위해 장시간 고개를 숙이기 때문이다. 이때 목뼈 주변 척추 근육이 오랫동안 신장되면서 고유 감각이 손상되고, 목·어깨·머리 등의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통증을 근막동통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주로 어깨나 목 주변에서 시작해 팔·머리 쪽으로 통증이 뻗어나간다. 김 원장은 "간과하기 쉬운 건 스마트폰으로 신체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잃는다는 것"이라며 "성장기인 어린이들이 제때 신체활동을 하지 않으면 근골계질환 말고도 각종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커진다"고 했다.

◇중독에 취약해지고, 집중력도 떨어져
스마트폰이 뇌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초등학교 3학년은 아직 뇌가 발달하는 시기로, 조절력·자제력이 미숙한 상태다"라며 "중독을 유발하고 자극추구성 충동성을 높이는 스마트폰 게임 등 고자극 콘텐츠에 더욱 취약한 때"라고 했다. 이어 "성인이 돼서도 제어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담배, 술 등 다른 중독으로 연결되기 쉽다"고 했다. 스마트폰 이용으로 신체 활동량이 줄면서, 신체 활동이 뇌 발달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보기 어려워진다. 운동은 뇌의 기능을 통합하고 실행하도록 하는 전전두엽이 발달하도록 돕는데, 이 부위가 활성화되고 발달돼야 집중력도 높아진다. 전전두엽 영역의 부분이라도 기능이 떨어지면 ADHD가 유발된다. 전전두엽은 18~21세 사이에 완성되는데, 어릴수록 특히 뇌 활성화 효율이 높다. 실제로 영국 스털링대 연구팀에 따르면 컴퓨터로 이용한 인지 능력 시험 전 15분 동안만 운동해도 평균 9세 아이들의 집중력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 번에 최대 20분만 보도록 해야
초등학교 3~4학년 시기에는 하루 1시간 이내로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제안하는 게 좋다. 이용할 때는 운동 전 간단한 스트레칭 등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할 때도 틈틈이 목과 어깨의 스트레칭을 해준다. 김 원장은 "연속적으로 보기보다 15~20분 정도로 나눠서 보는 게 좋다"며 "스마트폰을 이용할 땐, 스마트폰을 눈높이 맞춰 들고 보는 걸 권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