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없는데 알레르기 심해졌다?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입력 2024.02.20 23:00
자작나무
자작나무나 오리나무는 2월에도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꽃가루 알레르기는 꽃이 많이 피는 봄과 여름에 심해지고, 가을과 겨울은 알레르기로부터 안전한 때라고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생각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꽃가루 알레르기는 2월 말부터 유행한다. 재채기, 콧물, 코 가려움증, 코막힘 등의 반응이 생기면 감기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꽃가루 알레르기는 아닐지 한 번쯤 의심해보자. 우리나라 인구 15~20%가 알레르기로 고통받고 있으며, 특히 꽃가루는 집먼지진드기 다음으로 흔한 알레르기 원인이다.

◇자작나무·오리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유발해
꽃가루 알레르기는 활짝 핀 꽃에 가까이 갔을 때 생긴다고 알고 있는데, 한국꽃가루알레르기연구협회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물은 꽃이 화려하지 않고 눈에 띄지 않아 육안으로 식별하기도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꽃가루 알레르기 유발 식물들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2월 말부터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식물은 오리나무(Alder)와 자작나무(Birch)다.

먼저, 오리나무는 산의 계곡 부분이나 비옥한 하천유역 계곡 정체수가 있는 호수 등지에서 잘 자라며, 북한산, 우면산, 청계산 계곡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다. 2∼3월에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핀다.

자작나무는 산 중턱 양지바른 곳이나 산불 등으로 산림이 파괴된 곳에서 군집을 형성하는데, 최근에는 산야와 새로 조성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에서 조경수로 많이 심어진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요한 원인 식물 중 하나로 알려졌다. 자작나무는 장소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1~4월 사이에 꽃가루를 생성한다.

또다른 꽃가루 알레르기 식물로는 참나무(Oak)가 있다. 이 시기의 참나무 꽃가루는 대부분 일본에서 넘어온 것들이 많다. 참나무 꽃가루에는 바람에 잘 분산될 수 있도록 양쪽에 공기주머니(기낭)가 발달하여 있어 비교적 멀리까지 날아가는 특징이 있다.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는 "나무 꽃가루는 봄에 흔하게 발생하는 게 맞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2월 말부터 자작나무를 시작으로 꽃가루 알레르기가 유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봄에는 주로 나무, 가을에는 잡초에서 꽃가루 알레르기가 흔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재원 교수는 "겨울엔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집먼지진드기와 반려동물의 털이 유발하는 알레르기가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알레르기가 있다면, 이불과 담요 등은 55도 이상의 뜨거운 물과 70도 이상의 건조기를 사용해 매주 세탁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 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 감작률(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원 교수팀이 '다중 알레르겐 동시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알레르기 감작률(유발 물질)은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가 34.0%로 가장 높다. 뒤를 이어 ▲유럽 집먼지진드기(32.3%) ▲집 먼지(26.2%) ▲고양이털(13.6%) ▲수중다리 진드기(12.5%) ▲호밀풀 꽃가루(8.8%) ▲자작나무 꽃가루(8.2%) ▲향기풀(7.7%) ▲저장진드기(7.3%) 순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감작을 일으키는 나무 꽃가루만 따로 분석한 결과에선 ▲자작나무 8.2% ▲참나무 6.6% ▲수양버들 4.1% ▲플라타너스 3.0% ▲오리나무 2.8% 순으로 조사됐다. 잔디 꽃가루 감작률은 ▲호밀풀 8.8% ▲향기풀 7.7% ▲우산잔디 6.7% ▲큰조아재비 6.5%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