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악의 악취"… 도시 뒤덮은 ‘X냄새’의 정체는?

입력 2024.02.21 06:30

[해외토픽]

소가 배에 실린 모습과 도시 전경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케이프타운(오른쪽) /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연합뉴스DB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케이프타운 항구에 대형 생우(生牛) 운반선이 정박하면서 현지 시민들이 심한 악취에 시달렸다.

20일(현지 시간) BBC, 가디언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출발해 이라크로 향하던 생우 운반선이 지난 18일 저녁 남아공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했다. 이 배에는 소 1만9000마리가 실린 상태였다.

항구 주변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생우 운반선에서 흘러나온 악취가 도시 전체를 뒤덮었다고 지적했다. 현지 공무원들 또한 “도시에서 발생한 하수 냄새가 소를 실은 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했다. 케이프타운에 거주하는 레라토 배싱(29)은 BBC와 인터뷰에서 “내 인생에서 겪은 악취 중 최악이었다”며 “실내에 있을 때도 엘리베이터가 열릴 때마다 냄새가 흘러 들어왔고, 계속 목구멍에 맴돌면서 하루를 망쳤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배 근처에 있어야 하는 운송업체 직원들과 동물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항구 근처에서 일하는 또 다른 주민은 “압도적인 악취”라며 “상상 이상의 지독한 냄새가 나서 숨이 막혔다. 더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창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 SPCA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소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케이프타운에 정박했다. 이 단체는 악취로 인해 배에 실린 소들 역시 더 심하게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SPCA는 “이 냄새는 2주 반 동안 배설물, 암모니아가 축적된 배에서 견뎌야 하는 동물들의 끔찍한 환경을 보여준다”며 “동물들은 매일 이런 악취에 직면한다”고 했다.

단체는 해상을 통한 살아있는 동물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PCA는 “이런 거래 방식이 많은 동물들에게 고통을 야기한다”며 “동물 복지를 평가하기 위해 선박에 수의사를 파견하겠다”고 했다.

현재 케이프타운 당국은 악취 처리 작업을 진행 중이며, 악취 원인을 조사·분석하고 있다. 항구에 정박한 생우 운반선은 지난 19일 밤 케이프타운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