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보호자를 대하는 지혜로운 환자의 자세

<당신께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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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박사의 작품 45X53cm Acrylic on canvas 2023
장기적으로 투병을 해야 한다면 보호자에게 사랑받으며 투병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거칠게 요구하면 환자에게 정나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피해를 입는 건 환자입니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게 투병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환자는 최대한 노력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보호자는 측은한 마음에서 더욱 잘하려고 합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해결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측은함을 유발하기 위해 엄살을 부리라는 말은 아닙니다. 엄살은 3분만 지나면 금방 들통이 납니다. 엄살을 반복하면 정작 힘들 때마저 “또 엄살이구나”하고 외면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받고 있는 고통을 과장하지는 마십시오.

으름장을 놓는 것도 안 됩니다. “너희는 수술을 안 받아봤잖아.” “너희는 약 안 먹어봤잖아.” “너희가 나처럼 아파봤니?” “얼마나 아픈지 상상도 못할걸.” 가족은 옆에서 환자의 아픔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거기에 자기들 몫의 아픔까지 떠안고 간호하지요. 될 수 있는 한 환자는 아픔을 담대하게 받아들이세요. 그 아픔을 가족에게까지 지우려하지 마십시오. 가족에게 아픈 것을 안 알린다고 해서 그들이 모르는 게 아닙니다. 아픔을 더욱 티낸다고 해서 아픔이 줄어들지도 않습니다. 스스로 견뎌내야 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싫으면 싫다, 원하면 원한다 등 자신의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정확하게 전달하면 됩니다. 그러면 요구나 고통에 대해 과소평가 당하지 않습니다. 의료인이나 보호자 모두 ‘환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원하는 게 있으면 이루어져야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왜 안 해주느냐’하며 마음에만 담아두면 보호자는 모릅니다. ‘보호자가 왜 안 해줄까’ 계속 생각하거나 빙빙 돌려 말하면 오히려 관계만 불편해집니다.

병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못 먹는 상황인데, 옆 침대 환자의 보호자는 맛있는 음식을 해왔습니다. 이때 “입맛이 없다” “밥이 안 먹힌다”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하기보다는 “시원한 음식이 먹고 싶은데, 좀 가져와줄 수 있겠느냐”거나 “병원 밥이 질려서, 네가 해주는 음식이 먹고 싶다”고 말해보세요.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비교나 비난은 삼가야 한다는 겁니다.

보호자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때의 마음가짐도 중요합니다. 미안해하지 말고,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말을 하세요. 그리고 그 부탁을 들어주는 보호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 됩니다. 미안해하는 마음이 커지면 정말로 필요한 요청도 못 하게 됩니다. 밤에 물이 마시고 싶은데 보호자가 자고 있다면 고민이 될 겁니다. 그래도 물을 안 마셔서 몸에 무리가 갈 것 같으면 깨우는 편이 백배 낫습니다. 건강한 사람과는 달리 암 환자는 물 한 잔을 못 마시는 것 때문에 몸에 무리가 따를 수 있습니다. 환자의 몸에 문제가 생기면 보호자에게도 나쁜 일입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도 치료가 잘 돼 빨리 환자의 몸이 호전되는 게 좋을 겁니다.

보호자는 이런 환자를 어린아이처럼 대하면 좋겠습니다.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인내력이 생깁니다. 그렇다고 환자가 어린아이처럼 굴라는 것은 아닙니다. 환자는 조금 더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보호자에게 사랑받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투정 부리거나 욕설을 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행동입니다. 인격을 갖추면 투병 생활이 조금 더 수월해집니다. 보호자에게 사랑 받는 환자, 환자를 사랑으로 아끼는 보호자의 관계를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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