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환자 차’ 막아 세운 美 경찰 “음주운전으로 오해”

입력 2024.02.14 06:30

[해외토픽]

체포 당시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 / 사진= 뉴욕포스트
미국의 한 여성이 차를 막아 세운 경찰 때문에 뇌출혈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니콜 맥클루어(40)는 2년 전 자신의 증상을 무시하고 도로에서 차를 막아 세운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상태가 악화되도록 방치한 교도소에 대해서도 고소장을 제출했다.

2022년 3월 니콜은 심한 두통과 현기증으로 인해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뒤 집에 가고 있었다. 당시 그는 느린 속도로 달리며 차선을 침범했고, 이를 본 경찰이 뒤에서 비상등을 깜빡였지만 인지하지 못했다. 결국 전방 로터리에 충돌한 뒤에야 차를 멈출 수 있었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차량이 멈추자마자 경찰이 ​총을 들고 달려와 니콜을 진압하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차에서 내리라”는 지시에 따라 밖으로 나온 니콜을 차량 쪽으로 강하게 밀친 뒤 수갑을 채우고, 음주 여부와 마약 복용 여부 등을 물었다. 이에 니콜은 “아니다. 혼란스럽고 피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니콜은 경찰이 음주 검문도 진행하지 않고 자신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로터리에 충돌해 부상을 입었지만 의료진 또한 부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의 변호사는 “자동차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니콜에게 어떤 의학적 검사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에 체포된 니콜은 약물·알코올 검사를 위해 혈액을 채취한 후 교도소에 하루 가까이 수감됐다. 그는 수감 중 상태가 악화돼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받지 못했고, 오히려 경찰로부터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니콜의 변호사는 “상태가 눈에 띄게 악화돼 계속 도움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경찰은 ‘한 잔 더 먹으라’면서 비웃었다”고 했다.

니콜은 계속 구토를 하는 등 상태가 더욱 악화된 후에야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검사 결과 뇌출혈이 확인됐고, 즉시 응급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뇌 압력을 완화하고 남은 뇌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두개골 일부를 제거했다. 니콜의 변호사는 “니콜은 심각한 외상성 뇌 손상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즉각적인 치료를 받았다면 훨씬 더 치료하기 쉬웠을 것”이라며 “치료 결과 역시 덜 심각할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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