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탈모 왔는데 코털은 길어져 ‘삐죽’… 이유 뭘까?

입력 2024.02.06 21:30
코 사진
코털은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의 양이 증가하면서 계속 자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털은 이물질이 콧구멍으로 들어와 호흡기 내부를 침투하지 않게 막아주는 1차 방어선이다. 그리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굵은 코털이 더 길게 자라다 보니 계속 신경 쓰게 된다. 머리카락은 갈수록 가늘어지는데, 코털은 왜 계속 그 굵기를 유지한 채 자라는 걸까?

◇남성호르몬 기능 떨어지면서 성장 촉진해
코털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관련이 있다.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테스토스테론의 기능이 떨어진다. 테스토스테론은 털의 뿌리를 둘러싼 모낭세포에 털 생성 신호를 전달한다. 이 기능이 저하되고 5알파 환원효소와 결합하면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 양이 증가한다. 몸의 신호 체계를 교란하는 DHT가 머리로 가면 모낭세포의 DNA에 자살인자(DKK-1, TGF-β 1)가 전달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빠진다. 반면에 DHT가 코 모낭에 도달할 때는 성장촉진인자가 생성되면서 계속 굵은 털이 자란다. 실제로 2022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워싱턴대 의대 브래들리 아나왈트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의 변화로 인해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가 촉진되는 반면, 다른 부위의 털은 오히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위마다 다르게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잘못 뽑다간 상처 생겨
코털은 모공이 크고 피부 깊숙이 박혀 있어 잘못 뽑으면 상처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코털을 손으로 강하게 뽑는 행동은 삼가도록 한다. 심한 경우 상처에 세균 감염, 염증 등이 발생해 뇌막염, 패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코털을 정리할 때는 반드시 전용 도구를 이용하도록 한다. 전용 가위로 코털 끝만 살짝 자르는 게 좋다. 기계를 이용할 때도 깊숙이 넣지 말아야 한다. 기계가 깊게 들어가면 코털이 필요 이상으로 제거되거나 코 점막이 상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자르기 전에 물로 코털을 적시고 코끝을 올리면 자르기 편하다. 미용을 위해 주기적으로 코털을 정리하는 건 좋지만, 습관적으로 코털을 뽑으면 감염 위험이 커져서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