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물에 엉덩이 담그기… 항암 중 '감염 위험' 줄인다?

입력 2024.02.05 06:30
욕조에 물받고 있는 모습
항암치료 중 변비를 겪는다면 대변을 보는 과정에서 항문에 상처가 생길 수 있는데, 이때 감염 위험이 커진다. 따뜻한 물로 좌욕하고 항문을 깨끗이 건조하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균, 곰팡이 등으로 인한 감염은 항암화학요법(이하 항암치료) 중 생기는 부작용 중 하나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백혈구가 감소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항암치료 중 감염 발생을 막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치료 과정서 골수 기능 저하… 다양한 부위 감염 가능
항암치료는 약물 복용, 또는 주사를 통해 암을 치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항암제는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준다. 혈액을 만드는 골수도 항암치료 중 기능이 떨어지는 조직이다. 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3가지의 주요 세포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백혈구가 감소하면 면역력 저하로 인해 감염에 취약해진다. 백혈구가 감염에 저항해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일시적이며, 대개 항암치료가 끝난 후 최소 2주, 최대 4주 후 정상으로 회복된다. 다만 약물마다 다르지만, 보통 항암치료 후 1~2주 사이에 백혈구 수치와 호중구 수치(세균 파괴, 방어 담당)가 가장 크게 떨어져 주의해야 한다. 호중구는 혈액 내 세균이 침투했을 때 감염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평상시에는 백혈구 내에서 50~70%를 차지해야 하지만, 항암치료 후 비정상적으로 감소한다. 보통 호중구의 수가 1500 이하로 떨어지면 '호중구 감소증'이라고 한다.

감염은 ▲구강 ▲피부 ▲폐 ▲비뇨기계 ▲항문 등 신체 부위에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주로 ▲오한 ▲발열 ▲기침 ▲식은땀 ▲빈뇨 ▲복통 ▲설사 ▲구내염 등으로 나타난다. 이때 해열진통제를 먹으면 당장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세균 번식을 막기는 어렵다. 따라서 항암치료 후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 면역력과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상처 통해 감염 쉬워… 면도기, 칫솔 주의
감염이 발생하기 가장 쉬운 경우는 외상으로 인한 상처다. 감염이 쉽게 발생하는 부위로는 ▲구강 ▲피부 ▲항문 등이 있다. 이 부위에 상처가 생기면 그 상처 부위를 통해 세균 감염이 발생한다. 감염 예방을 위한 방법들을 알아본다.

▷전기면도기 사용=일반 면도기는 살에 직접 면도날이 닿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염이 더 바짝 밀린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피부에 가해지는 자극이 크다는 뜻이다. 잘못 사용하면 날에 베여 입술 주변이나 턱 근처에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반면 전기면도기에는 면도날 앞에 안전망이 설치돼 있어 피부에 대한 자극과 면도날에 의한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전기면도기를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또 항암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 중 하나가 '피부 건조'다. 면도용 로션이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다면 피부를 자극하고 피부 건조를 유발할 수 있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손·발톱 짧게 깎지 않기=피부에 생긴 상처를 통해서도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손톱과 발톱을 너무 짧게 깎지 않아야 하며, 항상 신발이나 양말을 신어야 한다. 실내에서도 최소한 양말을 신고 있는 것이 좋다. 또 샤워할 때 피부를 너무 세게 문질러도 피부에 상처를 남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작고 부드러운 칫솔 사용=입 안은 감염이 발생하기 가장 쉬운 신체 부위 중 하나다. 크고 뻣뻣한 칫솔은 양치 도중 잇몸, 혀 등 입 안에 상처를 낼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작고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해 입 안에 상처를 최대한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구내염 ▲목 통증 ▲기침 등이 있다면 하루 2~3회 가글링해주는 것이 좋다.

▷좌욕=항문에도 상처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암 환자는 입맛이 떨어지고, 메스꺼운 증상으로 인해 음식물 섭취량이 감소하고 체력 저하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든다. 이는 규칙적이지 못한 식습관으로 이어져 대변을 보는 횟수가 줄어들고 딱딱하고 마른 변을 보는 등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변비가 생기면 대변을 보는 과정에서 항문에 상처가 생길 수 있는데, 이때 감염의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따뜻한 물로 좌욕하고 항문을 깨끗이 건조해 주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좌욕은 하루 평균 2~4회씩, 따뜻한 물에서 5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또 배변 후 자극이 약한 비누로 항문을 깨끗이 닦고 따뜻한 물로 잘 헹구고 말려야 한다. 항문의 자극을 줄이고 싶다면 부드러운 아기용 물티슈로 항문 주변을 닦아주는 것도 도움 된다.

◇가습기 자주 세척하고, 날 음식 섭취 자제
피부 상처로 인한 감염 이외에도 폐, 소화기 등에 세균이 침투해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폐렴, 설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며, 이외에도 크게 2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다.

▷가습기 세척=겨울철 가습기를 사용한다면 이틀에 한 번 주기적으로 세척해야 한다. 가습기 속 오래 고인 물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가습기 물을 교체하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미생물이 87.3% 감소했고, 물을 매일 교체하면서 이틀에 한 번 가습기를 세척하면 미생물이 98.8% 감소했다. 가습기를 세척할 때는 ▲베이킹소다 ▲식초 ▲소금 등을 1~2숟가락 물에 풀어 헹구거나, 세제를 묻힌 청소용 솔로 물통 안과 분무구를 꼼꼼하게 닦아내도 된다. 청소한 가습기는 직사광선에 완전 건조해야 한다. 또 ▲화분 ▲생화 ▲반려동물 등은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가까이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날 음식 피하기=암 환자도 회 등 날 음식을 먹어도 되지만, 항암치료 중이라면 피해야 한다. 항암치료 중에는 골수 기능이 떨어져 면역력이 떨어지고 감염에 취약해진다. 이 상태에서 회를 먹으면, 회 속에 있을 수 있는 병원균들로 인해 설사를 더 잘 겪을 수 있다. 날 음식은 항암치료를 마치고 최소 2주일 후 백혈구와 호중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 먹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