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만 믿었는데…" 환자단체 유방암 신약 급여 촉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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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가 '엔허투주' 급여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와 여당은 여성 건강 선순환 차원에서 유방암 신약 확대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뉴스1DB
최근 유방암 신약 '엔허투주(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보험급여의 첫 관문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환자 단체가 들끓고 있다. 유방암 신약 보험급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정부 여당의 말만 믿고 있다가 날벼락같은 소식을 들었단 것이다. 엔허투는 이달 11일 개최된 약평위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재심의' 대상이 된 바 있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한유총회)는 16일 엔허투 급여화를 촉구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유총회는 "그동안 정부의 의지를 믿고 기다려온 상황에서 약평위의 엔허투 ‘재심의’ 결론을 낸 상황을 믿을 수 없으며, 이를 기다려온 총연합회 회원들 및 환자 가족들의 실망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30여만 명의 유방암 환자 및 그 가족을 대신해 엔허투에 대한 조속한 급여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엔허투는 기존 치료제보다 획기적인 효과를 보이는 유방암 신약이다. 기존 표준 치료인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DM1)의 무진행 생존기간이 6.8개월인데, 엔허투주는 28.8개월로 4배 이상 길다. 엔허투로 치료하면 암 악화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시간이 4배 더 길어진단 얘기다.

한유총회는 "엔허투의 치료적 가치는 이미 이견이 없다"며 "그만큼 현재 엔허투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들은 하루하루 엔허투를 투여받고 싶은 간절함과 치료제가 있는데도 쓸 수 없다는 절망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유총회는 "환자들은 엔허투로 치료가 잘 되어도 (약이 비급여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가정이 무너지고 있으며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한다"며, "더 이상 정부의 의지를 믿고 기다릴 수만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여러 차례 유방암 환자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과 정부는 유방암 신약 급여화를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했다. 당시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여성 건강 선순환을 위해 유방암 및 골다공증 보험 지원을 확대해 실질적인 부담을 덜어 드리기로 했다"고 했다. 유 의장은 "여성 생애주기별 건강 증진은 가족과 사회 건강과 직결돼 있고, 초고령화 시대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는 점에서 필요한 조치다"며 "국가 존립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가임기 여성에 대한 국가 지원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지난해 10월 ‘2023 핑크 페스티벌’에 참석해 유방암 환자에 대한 지원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김건희 여사는 자신에게도 어린 딸을 두고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가 있다며, 유방암 발생과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전했다.

다만, 정부는 엔허투주의 급여 적정성을 조만간 다시 따져볼 예정이다. 심평원은 제약사의 재정분담안 보완 후 2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엔허투를 재심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