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땐 생머리였는데… 나이 들수록 곱슬기 심해지는 까닭

입력 2024.01.15 20:00
하얀 곱슬머리의 여성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이가 들면서 머리의 곱슬거림이 심해졌다는 사람이 많다. 생머리가 아예 곱슬머리고 바뀌었다는 사람도 있는데 가능한 일일까?

사람의 모발은 모낭에서 분열한 세포들이 쌓여 만들어진다. 모낭의 가장 아래쪽에는 진피의 모유두와 모기질 그리고 털줄기(모간), 속뿌리싸개, 겉뿌리싸개 등의 조직이 있다.​ 이중 속뿌리싸개는 하부의 주요 구조로 모발 섬유가 두피에 단단히 붙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속뿌리싸개의 모양은 사람마다 다른데 원형이면 머리카락이 그대로 자라면서 직모가, 납작하고 비대칭적이면 곱슬머리가 된다.

속뿌리싸개의 모양은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 대체로 인종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법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Forensic Science International: Genetics’에 2018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프리카인은 95% 가량이 곱슬머리고 그 정도도 심하다. 유럽인과 동양인은 곱슬머리 비율이 12~13%에 그치고 곱슬의 정도도 약하다. 다만, 곱슬기가 조금 섞인 반곱슬의 비율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적으로 결정된 속뿌리싸개의 모양도 나이가 들면 변할 수 있다. 모발에도 노화가 찾아오기 때문. 나이가 들면 모발의 굵기가 얇아지고 모발 색이 하얗게 변하는 노화성 탈모를 겪게 되는데 이때 속뿌리싸개의 모양이 바뀔 수 있다. 이러면 모발의 지질 구성과 늘어남, 구부림, 꼬임 강도 등 구조적 특징이 변하면서 곱슬거림이 심해질 수 있다.

생리적인 노화 외에도 단백질, 비타민 부족 등 전신 질환이 있으면 머리카락이 더 부스스해지거나 곱슬거리게 변할 수 있다. 성호르몬의 변화를 겪거나, 잦은 헤어스타일링으로 모발의 두께, 구성 성분이 변화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