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로봇 수술 최단기간 1만례 시행… 가임력 보존 앞장

입력 2023.12.20 09:44

주목! 이 병원_차병원

강남·분당·일산차병원 산부인과 로봇 수술
단일 진료 과로는 국내 최다 건수
1988년 국내 최초 복강경 수술 도입 저력

젊은 부인과 질환자 늘고 있어
정밀한 로봇 수술로 가임력 보존 가능
흉터 작아 회복 빠르고, 통증도 적어

강남·분당·일산 차병원이 국내 최단기간 산부인과 로봇 수술 1만례를 기록했다. 사진은 강남·분당·일산 차병원 산부인과 의료진.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40대인 A씨는 임신을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여겼다. 노산이기도 했지만, 자궁을 이루고 있는 근육에 생기는 종양인 자궁근종이 무려 40여개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크기도 커, 처음 찾은 병원에선 난임 치료는커녕 자궁절제술을 권유했다. 그러나 A씨는 마지막 희망을 안고 여성의학으로 유명한 차병원을 찾았다. 모든 자궁근종을 로봇수술로 제거했다. 다행히 자궁이 잘 보존돼 결국 임신과 출산을 거쳐 어머니라는 꿈을 이뤘다.

강남·분당·일산 차병원이 국내 최단기간 산부인과 로봇 수술 1만례를 기록했다. 1만례는 한 과에서 진행된 로봇 수술 중 국내 최다 수치기도 하다. 강남차병원 로봇수술센터 성석주 센터장(산부인과 교수)은 "젊은 여성에서 산부인과 질환이 증가하면서 가임력 보존을 위한 로봇수술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며 "로봇 수술은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시간이 짧고, 통증과 합병증이 적다"고 했다.

환자 80% 이상 20~40대 여성… 가임력 보존 위해

최근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식습관도 변화하면서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자궁질환과 부인과 질환이 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7월 기준 강남차병원에서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94%가 20~40대 가임기 여성이었다.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 나영정 교수도 "일산차병원에서 로봇 수술을 선택하는 80%가 젊은 여성들"이라고 했다. 강남차병원 환자를 진단명으로 살펴보니 자궁근종제거술이 65.5%로 가장 많았고, 난소종양제거술 20.1%, 부인암 등 기타 질환 수술 14.4% 순이었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자궁근종은 자궁 내 근육 세포가 여성호르몬 교란 등으로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양성 종양이다. 가임기 여성 3명 중 1명이 갖고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 성석주 센터장은 "자궁근종 수술을 하면 임신을 못 한다고 잘 못 알고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그러나 통념과 다르게 자궁근종 환자 중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자궁근종이 특정 위치에 있는 10%는 오히려 수술 등 치료해야 오히려 가임력을 더 잘 보존할 수 있다"고 했다.

어려운 수술일수록 로봇 수술 효과 좋아

로봇 수술은 최첨단 사양의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것이다.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 등은 그보다 사양이 떨어지는 컴퓨터인 것. 로봇은 맨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한 고배율 3차원 영상을 구현해 전문의가 넓은 시야로 수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로봇 관절은 어느 각도로도 회전할 수 있어 사람의 손보다 정교하게 좁은 골반강 내로 진입할 수 있다. 성 센터장은 "임신이 가능하려면 자궁근종이나 종양을 자궁에서 정밀하게 제거한 후 촘촘하게 봉합해야 한다"며 "다른 어떤 수술보다도 로봇 수술은 자궁벽 손상을 최소화하고 정상 난소를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강남차병원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 로봇수술을 받은 89% 환자가 가임력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 센터장은 "특히 난도가 높고 어려운 수술일수록 로봇 수술이 훨씬 유리하다"며 "2021년 자궁근종절제술을 받은 후 임신과 출산을 한 환자군을 추적 분석했더니, 복강경수술을 받은 환자군보다 로봇수술을 한 환자군에서 근종 개수가 2.5개 더 많고 근종 크기는 1.5cm 더 컸지만, 자연임신률은 오히려 2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로봇 수술은 가임력 보존 말고도 수술 후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고,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나 교수는 "특히 단일공 로봇 복강경 수술은 흉터에 민감한 여성 환자에게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단일공 수술은 복부에 4개 구멍을 내 수술하던 기존 방법과 달리 배꼽에 단 1개의 구멍만 뚫어 진행하는 수술로, 수술 후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분당차병원 로봇수술센터 박현 센터장은 "미관상 흉터가 적고 출혈량이 적어 회복이 빠르다 보니 최근에는 40대 이상 여성에서도 로봇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차병원, 숙련도 보장된 의료진이 맞춤형 치료 진행해

차병원을 많은 산부인과 환자가 찾는 이유는 ▲임상경험이 많아 의료진 숙련도가 보장됐고 ▲다학제 진료로 맞춤치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강남, 분당, 일산 차병원 산부인과에서는 산부인과 전문 의료진이 부인암, 자궁근종, 난소낭종, 골반장기탈출증 등 다양한 부인과 질환에서 로봇 시스템을 도입해 수술하고 있다. 최소침습술을 들여온 지는 무려 30년 이상 됐다. 로봇수술에 대한 학술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매주 산부인과 콘퍼런스와 함께 매월 차병원 그룹 내 전 산부인과에서 주요 수술케이스 등에 대한 콘퍼런스가 진행해 더 많은 부인과 질환에서 더 나은 치료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강남, 분당, 일산 차병원은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신경외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혈액종양내과 등 관련 분야의 전문의가 한자리에 모여 진단부터 수술, 항암·방사선, 면역항암, 신약 치료 단계별로 계획을 짜고 환자맞춤형 치료를 한다. 분당차여성병원 부인암센터 이정훈 교수는 "암은 짧은 시간 내에 종양이 빠르게 커지고 전이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분당차병원은 수술 후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림프부종과 배뇨장애 치료 등 후유증 관리까지 다학제 진료를 통해 1:1 환자 맞춤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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